[Infographic] 플랫폼 비즈니스 함정

디지털 플랫폼 노동이 확산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막을 장치는 부족하다.[사진=배달의민족]
디지털 플랫폼 노동이 확산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막을 장치는 부족하다.[사진=배달의민족]

스마트 주문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배달하는 ‘라이더’ 중 손님의 음식을 중간에 개봉해 먹거나 훔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일부 매장에서는 해결책으로 ‘배달 포장료’를 제시했다. 약 500원의 금액을 더 받고 개봉하기 어려운 포장을 해서 보내겠다는 얘기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배달거지’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특정한 제품 없이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갈수록 활성화하고 있어서다. 배달의민족(외식), 타다(여객 운송), 부릉(배달 대행) 등이 여기에 속하는 업체들이다. 문제는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들이 일부 배달인력, 수리인력 등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한다면 하루나 1시간씩 일을 하게도 해준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다는 건데, 타다·배민커넥트 등이 대표적이다. 배달 대행 업체로 성장한 ‘부릉’도 ‘부릉프렌즈’를 통해 초단기 일자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범죄 이력 등을 조회하지 않은 채 일거리를 준다. 한 심부름 앱의 헬퍼가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은 대표적이다. 해당 헬퍼는 성범죄 전력이 있었지만 플랫폼 업체에서 걸러내지 못했다. 해당 플랫폼 업체는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우리로서도 알 수 없어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다른 플랫폼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배달 중 사고가 발생해 주문고객이 피해를 봐도 플랫폼 기업이 아닌 외식업 사업자들이 직접 배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배달 거지’ 사건이 발생해도 앱에선 방지 대책을 마련하거나 피해 배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거다. 새 음식을 보내주는 일은 사업주가 떠맡는다. 언급했듯 플랫폼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출된 법안도 사실상 없는 상태다. 스마트 플랫폼에 신뢰까지 담아낼 수 있는 ‘혁신’은 언제쯤 이뤄지게 될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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