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트렌드 노트」
빅데이터로 관측한 2020년 한국사회

‘혼자만의 시공간’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가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혼자만의 시공간’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가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집중한다. 2013년 ‘혼밥’의 등장 이래 ‘혼술’, ‘혼영’, ‘혼커’, ‘혼스시’ 등 ‘혼자 라이프’을 지칭하는 신조어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의 기본단위는 ‘1인용 삶’이 된 듯하다. 어느덧 ‘혼자만의 시공간’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가 됐다.

「2020 트렌드 노트」는 빅데이터 분석기업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가 전망한 혼자 사회의 관계 공식과 소비 기준에 대한 이야기다. 생활변화관측소는 매월 1억 2000만건의 소셜 빅데이터에서 1000여개의 키워드를 도출해 변화상을 관찰하고, 이를 7개의 인사이트로 정리한다. 그것을 기반으로 2020년의 한국사회를 ‘혼자만의 시공간’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한 것이다.

지난해 「2019 트렌드 노트」에 이어 ‘혼자만의 즐거움, 1인용 삶에 대한 로망’ 예찬은 계속된다. ‘공간의 변화, 관계의 변화, 소비의 변화’로 나눠 혼자만의 시공간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혼자 사는 싱글이든 육아와 자녀교육에 열중인 30~40대 부모든 자녀를 다 키운 중년이든,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로망은 다르지 않다. 모두가 혼자 있는 시간을 얻기 위해 애쓰고, 방해 받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혼자 있는 시간만큼 혼자 있는 공간 또한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조명과 가구 조립에 대해 공부하고, 해외직구 사이트를 찾고, 셀프 페인트칠을 한다. 자가든 월세든 상관없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나만의 공간을 갖길 바란다.

이렇게 혼자 라이프를 원하는 추세라면 ‘관계’에 소홀해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저자들은 ‘어느 때보다 활발히 새로운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답한다. 예컨대 ‘회식 때 노래방은 싫지만 술 없는 코인노래방은 즐겁다’라든지 ‘회사 연수 프로그램은 고역이지만 퇴근 후 북토크 참석은 설렌다’와 같이 기존의 불편한 사회성을 제거한,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인 새로운 공동체를 찾아 나서는 적극성이 2020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 주목하는 키워드는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중요 주제로 다뤄진다. 다만 이번엔 엄마아빠가 된 밀레니얼 부모의 모습을 본격 살핀다. 밀레니얼 부모가 자아실현 욕구와 육아의 간극에서 좌충우돌한다면, 육아에서 벗어난 4050 엄마들은 가족 취향에서 자유로워져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가계의 큰손인 그들의 삶과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혼자 라이프 시대 기업의 대응 전략도 제시한다. 딱딱함과 권위를 내려놓고 소비자와 친구처럼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사람처럼 느껴져야 하며, 사람처럼 개성 있고, 사람처럼 친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들은 “좋아하는 콘텐트 분야가 무엇이고, 어디에 돈 쓸 의향이 있는 사람들일지 상상해야 한다”면서 “플랫폼이나 서브스크립션의 본질을 잘 이해해야 인기 많은 친구가 관계의 중심이 되듯 기업도 사람들을 잇는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가지 스토리 

「나는 드라마로 시대를 기록했다」
고석만 지음|창비 펴냄


‘수사반장’ ‘제1공화국’ ‘땅’ 등 1980 ~1990년대 사람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 모은 고석만 PD. 그는 민주주의 억압 시대에 드라마를 통해 사회의 민낯을 들추고자 했다. 그 결과 그의 드라마 역사는 숱한 억압과 중단으로 점철됐다. 가장 대중적인 언론 매체인 TV도 통제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셈이다. 이 책은 과거를 반추해 우리가 마주한 방송 콘텐트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홍콩의 정치와 민주주의」
구라다 도루ㆍ장위민 지음|한울 펴냄


그동안 ‘자유도시’ 홍콩에서 가장 돈이 되는 자원은 ‘평화’와 ‘안전’이었다. 중국인에게도 홍콩은 가장 이상적인 은신처였다. 그런데 지금 홍콩은 자유도시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자유를 위협받은 시민들의 저항이 홍콩 민주화운동인 셈이다. 이 책은 앞서 2014년 홍콩 우산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홍콩 우산운동은 홍콩 자유의 종언을 의미했으며, 5년 후 홍콩 민주화운동의 시작이 됐다”고 말한다.

「아빠육아로 달라지는 것들」
이상범 지음|씽크스마트 펴냄


“왜 그렇게 울상이야.” 퇴근한 남편이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짜증내듯 한 말이다. 육아를 몰랐던 저자는 아이를 종일 볼 수 있는 특권을 갖고도 힘든 표정을 짓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1년간 육아휴직이 그를 바꿔 놨다. 저자는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출산과 모유 수유 외엔 남자가 육아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고, 아빠육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일침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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