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스토어와 숨은그림찾기

콘셉트·팝업·플래그십 스토어 등 각종 체험형 매장은 브랜드 제고에 효과적이지만 투입 비용은 광고비를 훌쩍 뛰어넘는다. [사진=코오롱FnC 제공]
콘셉트·팝업·플래그십 스토어 등 각종 체험형 매장은 브랜드 제고에 효과적이지만 투입 비용은 광고비를 훌쩍 뛰어넘는다. [사진=코오롱FnC 제공]

최근 청계산 자락에 독특한 매장이 문을 열었다. 코오롱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콘셉트스토어 ‘솟솟618’이다. ‘솟솟’은 코오롱스포츠 로고의 상록수를, ‘618’은 청계산의 높이 618m를 뜻한다.

솟솟618은 일반 코오롱스포츠 매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1층에선 의류매장이 아닌 카페(올모스트홈)가 방문객을 맞는다. 지하 1층에는 1970년대 상품과 현재 상품을 함께 진열해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품을 대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콘셉트스토어 솟솟618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게 코오롱스포츠의 계산이란 얘기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로 론칭 46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다. 아무래도 젊은 소비자에겐 거리감이 느껴질 공산이 크다. 코오롱스포츠가 청계산에 문화 공간 형태의 콘셉트스토어를 선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거다. 

장수 브랜드 중 콘셉트스토어로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은 숱하다. 업력 59년의 문구 업체 모나미는 2017년 12월 용인 수지의 본사에 ‘스토리연구소’를 열었다. 이 매장에선 만년필용 잉크를 원하는 색상으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스토리연구소는 최근 문을 연 인사동 지점을 포함해 6곳으로 늘었다. 모나미 측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경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공간”이라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문구의 다양한 가치를 선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동서식품도 공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업체다. 팝업스토어 ‘모카○○○’를 주기적으로 여는 동시에 한남동에는 플래그십스토어 ‘맥심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여러 세대가 한 곳에서 제품을 경험하는 것이 목표”며 “믹스커피를 잘 먹지 않는 젊은 소비층은 재미와 스토리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나이 든’ 브랜드에 체험형 매장은 이미지를 개선에 중요한 홍보수단이 됐다. 업체별로 너도나도 매장을 내놓는 이유다. 주의할 점도 있다. 광고비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냐는 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아닌 인지도 상승이 목적인 만큼 투자비도 광고비의 일환으로 본다”며 “투입한 비용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효과가 없어도 끝까지 운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과) 교수는 “콘셉트·팝업·플래그십 스토어 모두 ‘브랜드 가치 증대’가 목표”라며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입점하는 만큼 비용 면에서 광고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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