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터닝포인트 GV80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는 ‘명품 스마트폰’으로 통한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시그니처 역시 명품 가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국내 자동차 브랜드 중엔 ‘명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현대차그룹이 6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세계적 트렌드인 SUV가 빠져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곧 출시될 제네시스 SUV 브랜드 GV80에 시장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제네시스 최초의 SUV 차량 GV80이 11월 말 출시된다. 궁금증이 많았던 만큼 이번 출시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가성비도 좋고 완성도도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반자율주행)이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 참고: GV80의 가격은 5000만원대에서 옵션에 따라 8000만원 수준까지 다양할 것으로 판단된다.]

제네시스는 6년 전 현대차가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렉서스(도요타)나 인피니티(닛산)처럼 차원이 다른 고급시장을 목표로 론칭한 브랜드가 바로 제네시스였다. 지금까지 G70ㆍG80ㆍG90까지 세 종류의 세단형이 출시됐고, 모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제네시스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세단형 차종은 다양했지만 세계적 트렌드인 SUV는 라인업에서 빠져있었다. 이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군을 형성하는 데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곧 출시될 GV80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구색을 갖추는 ‘터닝포인트’에 GV80이 서있기 때문이다. 

물론 GV80으로 제네시스 브랜드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말은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갑자기 높아지지도 않을 것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아직 숱하다. 무엇보다 막내 제네시스 SUV인 GV70가 출시돼야 한다. 경우에 따라 제네시스 쿠페를 잇는 프리미엄 스포츠카가 필요할지 모른다. 제네시스 전기차 역시 미래시장을 잡는 데 필요한 중요 라인업이다. 고성능 브랜드인 N을 붙여 더욱 강한 색깔을 내야 하는 것도 숙제라면 숙제다. 

향후 전략도 고민해야 할 게 많다. 현대차와의 매장 분리는 서둘러야 한다. 법인 분리와 서비스의 차별화도 꾀해야 한다. 특히 제네시스만의 서비스 시스템을 만드는 건 중요한 과제다.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란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서비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사족이지만, 명품 브랜드는 자동차 업계가 아닌 고객이 만드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고, 제네시스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이다. 

회사 입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윤 극대화, 기술 차별화 등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브랜드 가치를 순간적으로 높이는 데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현대차그룹에 ‘제네시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으론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대표모델을 양산해야 할 책임도 현대차그룹에 있다. 

최근 가전과 스마트폰 분야에선 국산 명품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쉽게도 국가대표급 명품차는 이 대열에 없다. 이번 GV80이 국산 명품차가 세계시장에 질주하는 발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이 그게 필요한 시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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