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무대에 오른다. [사진=클립서비스 제공]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무대에 오른다. [사진=클립서비스 제공]

“서명하시겠습니까.” 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남자가 페터에게 그림자를 파는 대가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페터는 그림자를 팔고 금화가 마르지 않는 주머니를 얻지만 그림자가 없단 사실이 알려지며 혐오의 대상이 돼 도시에서 추방당한다. 정상적인 사회로의 편입을 위해 그림자를 되찾으려는 페터 앞에 회색 양복의 남자가 나타나 그림자를 돌려주겠다며 두번째 거래를 제안한다.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그림자를 팔고 부를 얻게 된 페터 슐레밀과 그의 그림자를 산 정체불명의 남자 그레이맨이 그림자를 두고 벌이는 이야기다. 1814년 발표된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가 원작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자기 기만으로 인한 비인간성을 비판하고, 그림자라는 상징을 통해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가 소수를 폄훼하는 사회, 동질감이 없단 이유로 서로를 처단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원작이 지닌 환상적 사실주의의 특징들을 스토리와 디자인 등 여러 방면에 적용해 차별화된 작품으로 선보인다. 공허한 환상, 그림자들의 군무와 합창, 독창적 미장센 등 볼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대본은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극본상을 수상한 정영 작가가 맡았다.

뮤지컬 ‘더데빌’로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우디 박(Woody Pak)이 작곡에 참여한다. 여기에 오루피나 연출, 신은경 음악감독, 채현원 안무가 등 실력 있는 창작진들이 함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림자를 팔아 위기를 맞게 되는 주인공 페터 슐레밀 역은 양지원, 장지후, 최민우가 맡아 극적이고 격렬한 감정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사나이 그레이맨 역에는 김찬호, 조형균, 박규원이 캐스팅됐다. 원작과 달리 뮤지컬에서는 그레이맨이 페터의 하인인 벤델 호프만 역을 겸한 1인 2역으로 등장한다.

페터의 과거 연인으로 낯선 도시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리나 마이어 역은 여은과 전예지가, 도시 최고의 부자 토마스 융 역은 조남희와 지혜근이 맡았다. 알앤디웍스의 다섯번째 창작 뮤지컬로 11월 16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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