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직접 청년전세자금 대출 받아보니…
기자가 직접 청년전세자금 대출 받아보니…
  • 최아름 기자
  • 호수 362
  • 승인 2019.11.06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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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 집주인 … 만만한 사람은 없었다

청년전세자금 대출사례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의 고민과 질문을 털어놓는 글이 올라온다.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요건에 맞는 주택을 찾기도 어렵고, 찾는다고 하더라도 전세자금대출에 흔쾌히 동의해주는 집주인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전세자금대출,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더스쿠프(The SCOOP) 최아름 기자가 청년전세자금 대출을 직접 받아봤다. 

40~50만원의 월 임대료를 내느니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월 이자를 내겠다는 청년가구가 많다.[사진=뉴시스]
40~50만원의 월 임대료를 내느니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월 이자를 내겠다는 청년가구가 많다.[사진=뉴시스]

월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청년’이라면 ‘월세 10만원’에 임대를 할 수 있다는 꿀팁 아닌 꿀팁이 넘쳐난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제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월세 10만원’은 임대료가 아닌 이자다. 월세가 아닌 전세로 계약을 체결하고 억대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을 낮은 이율로 대출받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다. 더스쿠프가 직접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봤다.

■날짜 맞추기=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이사하고 싶다면 계약 만기 전부터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일단 기존에 살고 있는 집의 주인에게 계약 만료 3개월 전 ‘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통화내용을 녹음하거나 문자로 대화해 증거를 남기는 것이 좋다.

새로운 세입자가 금방 들어온다면 이에 맞춰 새집의 계약을 진행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계약이 만기 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집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어떤 대출을 받을까=이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어떤 대출을 받을지 찾아보자. 흔히 ‘월세 10만원’으로 알려진 낮은 이율의 ‘중소기업 취업청년(중기청) 전세자금대출’은 만 20세에서 만 34세(병역의무를 수행했을 경우 만 39세)까지 신청할 수 있다.

중기청 대출은 보증금의 100%(주택도시보증공사)를 빌려주는 대출과 80%(한국주택금융공사)를 빌려주는 대출로 나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서로 100% 대출을 받고 싶다면 계약하는 주택에 융자가 없어야 한다.

■어떤 집을 찾아야 할까=융자가 없는 주택은 ‘부동산 앱’으로 찾을 수 없다. 네이버 부동산 페이지로 들어가서 원하는 유형을 선택하고 ‘융자금’ 필터에서 ‘융자금 없음’을 조건으로 걸고 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 임차보증금 2억원 이하로 ‘중기청 대출’ 조건을 만족하는 집이 있다면 부동산에 연락해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 집을 찾고 있고 해당 매물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된다.

■이 집은 대출이 되는 걸까=실제 집을 확인하고 마음에 들었다면 등기부등본(인터넷등기소)와 건축물대장(정부24)을 확인해야 할 차례다.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해당 부동산에 융자가 있는지, 임차권등기명령이 기재된 적이 있는지 봐야 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세입자가 신청하기 때문에 해당 기록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만약 다가구 주택이라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 액수도 확인해야 한다(임대차정보제공 요청). 등기부등본에는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 액수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호실별로 집주인이 다른 다세대 주택과 달리 다가구 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건물 자체를 소유하고 있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도 ‘빚’으로 들어간다.

다음으로는 국세청 홈택스(다가구주택·오피스텔 등),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아파트·다세대주택·단독주택·도시형생활주택 등)를 통해 공시가격을 확인하고 해당 부동산에 걸려있는 근저당과 기존 임차보증금, 계약할 전세보증금의 합이 시세(일반적으로 공시가격의 1.3~1.5배)의 70~ 8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땐 여러 은행에서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전세자금대출을 잘 모르는 은행도 수두룩해서다.[사진=뉴시스]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땐 여러 은행에서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전세자금대출을 잘 모르는 은행도 수두룩해서다.[사진=뉴시스]

여기까지 마쳤다면 건축물대장을 열람해 등기부등본상 주소와 건축물대장상 주소가 동일한지 확인하고 ‘위반건축물’인지도 봐야 한다. 위반건축물에 해당하는 경우 전세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어느 정도일까=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확인했다면 소득증빙자료까지 준비해 은행으로 가자. 대출이 가능한 집인지, 대출한도 등을 미리 심사해보는 것이다. 은행원들은 대부분 대출 여부를 확답해주지 않는다. 은행에 가기 어렵다면 ‘기금e든든’으로 온라인 대출신청도 가능하다.

■계약서에 ‘특약’ 넣자=계약을 할 마음이 생겼다면 계약서에 특약조항을 넣어야 한다. 성실한 공인중개사라면 먼저 ‘대출승인이 되지 않는 경우 계약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특약을 넣자고 조언할 것이다. 대출승인일까지 문제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 ‘현재 권리 상태를 유지한다’는 조항을 넣는 것도 좋다.

집주인이 대출승인일 이전 해외에 나가는 일이 있는지 확인해둘 필요도 있다. 대출승인을 위해 조사원이 직접 집주인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고르자=특약을 넣고 계약을 마쳤다면 주민센터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아두자.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려면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입세대를 열람하는 것도 좋다. 같은 주소에 이미 전입신고를 한 사람이 있다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만약 전입세대가 있는 경우에는 집주인에게 말소를 요구해야 한다.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대출신청을 진행한다면 은행을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은행원이 전세자금대출 업무에 익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에게 계약한 부동산과 같은 조건(부동산 용도, 근저당 조건, 전세자금대출 여부 등)으로 대출을 진행한 은행을 물어보고 같은 지점으로 가서 대출을 신청하는 것도 좋다.

■돈이 모자란다면=운이 좋게 100%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몰라도 대부분의 경우 전세자금대출금을 받고도 잔금을 치르기 위해 돈이 더 필요하다. 이럴 때는 대부분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하면서 신용대출도 함께 신청한다. 신용대출을 미리 받고 전세자금대출을 진행하거나 전세자금대출심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해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은행에 미리 말해 대출심사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신용대출을 이용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해야 한다.

■대출과정서 상품 강매한다면=대출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은행은 급여 통장을 자신의 은행으로 옮겨달라거나 적금상품 가입, 신용카드 발급 등을 권유하기도 한다. 상식선의 상품 가입 권유는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강매에 응할 필요는 없다. 대출을 위한 상품 가입은 의무가 아니며 대출을 해주는 대신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는 금융감독원의 과태료 대상이다.

■성공사례 확인해두자=완벽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등기부등본이 깔끔한 집은 많지 않다. ‘애매한 경우’에는 은행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건축물대장상 ‘공동주택’과 ‘점포’로 모두 등록된 주택의 경우 처음에는 대출심사가 거절됐지만 실사 조사를 통해 주택으로만 사용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대출이 승인된 사례도 있다. 은행원이 모든 예외 사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부분이 있다면 비슷한 사례를 알아둬야 한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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