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맨 끝줄 소년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을 기반으로 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이 무대에 오른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을 기반으로 한 연극 ‘맨 끝줄 소년’이 무대에 오른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은 늘 맨 끝줄에 앉아있는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을 주목한다. 같은 반 친구 라파의 가족에 대한 은밀한 관찰과 욕망이 담긴 클라우디오의 글에 사로잡힌 헤르만은 그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위험한 글쓰기로 주변 인물들이 혼란과 위기에 빠지게 되고, 클리우디오는 자신의 목적이 라파의 가족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글쓰기를 향한 소년의 위험한 욕망을 다룬 연극 ‘맨 끝줄 소년’은 2006년 출판된 스페인의 대표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수학 교사 시절 마요르가가 시험문제의 정답 대신 ‘시험공부를 하지 못한 이유’를 적은 학생의 답안을 채점한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프랑스의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 ‘인 더 하우스(In the House)’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해 2013년에 국내 개봉한 바 있다. 

연극 ‘맨 끝줄 소년’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5년 고故 김동현 연출로 초연된 이후 세번째 무대다. 음악과 독백으로 내러티브의 행간을 채워나가는 독특한 연극 화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배우들의 열연과 코러스를 활용한 무대가 극의 몰입과 긴장감을 더하며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권태로운 문학 선생과 위험한 글쓰기로 허구 및 현실을 넘나드는 소년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펼쳐진다.   

원작 이상으로 극의 내용을 이끌어낸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이 초연 이후 오늘까지 호평을 받아 예술의전당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초연부터 함께한 손원정 연출이 재연출을 맡아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초연과 재연에서 싱크로율 100%로 클라우디오 역을 소화해 찬사를 받은 전박찬과, 영화와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고 있는 안창현이 클라우디오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초연부터 문학선생 헤르만 역으로 참여한 박윤희, 라파의 어머니 에스테르 역의 김현영, 2017년 재공연에 이어 헤르만의 부인 후아나 역을 맡은 우미화는 또 한번의 완벽한 연기 조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