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특약] 플랫폼에 협력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가트너 특약] 플랫폼에 협력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 크리스틴 모이어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 호수 363
  • 승인 2019.11.15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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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니스 성공 전략

플랫폼 전성시대다.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를 넘는 유니콘 기업 대부분은 플랫폼으로 돈을 벌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외치지만 이를 발판으로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기존 시장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지도 모를 일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어떻게 해야 잘 될까. 가트너가 해법을 제시했다.

최근 급성장한 기업들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꾀했다.[사진=뉴시스]
최근 급성장한 기업들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꾀했다.[사진=뉴시스]

페이스북ㆍ구글ㆍ애플ㆍ알리바바ㆍ우버ㆍ에어비앤비…. 소위 뜬다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꾀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플랫폼 사업은 매력적이다. 직접 제품을 제조하는 게 아닌데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유튜브나 에어비앤비처럼 말이다. 이들 기업은 영상을 만들거나 집을 짓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만들게 하고, 자신의 집을 내놓게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고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플랫폼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미래의 고객 니즈와 더불어 고객의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젠 플랫폼 비즈니스를 빼놓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기 어려울 정도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규모를 가리지 않고 ‘플랫폼’을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제대로 성공한 기업은 앞서 언급한 몇몇 기업에 그친다.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가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 방정식을 제시한다. 당신의 기업이 플랫폼 비즈니스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플랫폼의 실체를 파악하는 거다. 우리는 플랫폼을 거창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인 ‘정거장’처럼 말이다. 누군가 꼭 이용해야만 하는 인프라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가트너가 판단하는 플랫폼의 정의는 다르다. 수많은 고객이 지갑을 열고 득달같이 드나드는 혁신 서비스만 플랫폼이 아니다. 기존 비즈니스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그곳 역시 플랫폼이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Caterpil lar)의 ‘CAT 커넥트’의 예를 들어보자. CAT 커넥트는 캐터필러가 제조하는 중장비에 붙은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다. 

장비가 고객사에 팔린 뒤라고 하더라도 고장 여부를 체크하고, 부품 교환 가이드를 제공한다. 덕분에 공사장비가 멈추는 일이 줄었고,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이처럼 장비에 센서를 붙이고 이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 전성시대

이처럼 플랫폼 종류는 여럿이다. 가트너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첫번째는 ‘협업(Collaboration) 모델’이다. 가령 완성차 업체가 하청업체인 변속기 제조회사의 제조 과정을 미리 모니터링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한다면, 이는 협업 모델의 플랫폼 비즈니스로 분류할 수 있다. 여러 하청업체와 제조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하면, 차 한대를 만드는 데 들이는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조정(Orchestration) 모델’이다. 스마트홈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여러 회사의 가전제품을 하나의 스마트폰 앱에서 껐다 켤 수 있다면, 이는 조정 플랫폼 모델이다. 간단한 기술 같지만 고객에게 주는 편리함은 적지 않다.

세번째 모델은 ‘창조(Creation)’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대표 사례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이 앱스토어에 뛰어들어 새로운 앱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지 않은가. 플랫폼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게 창조 플랫폼 모델이다. 네번째 모델은 ‘매칭(Matching)’이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거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이 모델에 기반을 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에겐 가장 익숙한 형태다.

자, 플랫폼 모델을 살펴봤다면 이제 경영진은 다음 두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첫번째 결정은 다음과 같다. “비즈니스 생태계의 완성도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파괴할 것인가.”

기업은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와 파트너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과의 생태계를 공고하게 하는 건 앞서 언급한 모델 중 ‘협력’과 ‘조정’이다. 이 모델들은 기존 사업 비즈니스를 크게 비틀거나 왜곡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잡음 없이 플랫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창조와 매칭 모델은 다르다. 우버의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는 우버를 보면서 ‘파괴적 혁신’이라며 박수를 친다. 하지만 각국의 택시기업과 기사에겐 말 그대로 시장을 파괴하는 행위다. 이들은 사업과 고용이 걸린 중대 사안이기 때문에 우버 도입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창조와 매칭 모델은 시장의 질서를 깨는 만큼 리스크가 높다. 때때론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기대수익도 높기 때문에, 어떤 모델을 선택할 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 결정은 “플랫폼을 얼마나 개방할 것인가”다. 얼핏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개방된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협력과 파괴의 딜레마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제대로 짜인 룰도 없는 가운데 모두에게 개방된 플랫폼은 고객을 계속 붙잡아두기 어렵다. 가령 애플의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기 위해선 애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문턱이 없었다면 질 낮은 콘텐트가 넘쳐나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을 거다. 이 때문에 처음엔 소규모 고객집단에 초점을 맞추고,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생태계 규모를 넓히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처럼 플랫폼 비즈니스엔 가지각색의 전략이 있다. 이중 적절한 걸 활용해 플랫폼 혁신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미래 시장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고객을 중요시하고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기업 규모나 분야에 관계없이 시도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틴 모이어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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