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위기설 해소할까

‘계획된 적자’를 이어온 쿠팡이 또다시 위기설에 휩싸였다.[사진=뉴시스]
‘계획된 적자’를 이어온 쿠팡이 또다시 위기설에 휩싸였다.[사진=뉴시스]

“고객이 쿠팡 없는 삶 상상할 수 없게….”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내세운 목표다. 실제로 쿠팡은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을 완료하는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픈마켓 서비스 만족도 1위(한국소비자원ㆍ이하 2019년 기준)’ ‘쇼핑앱 사용자 수 1위(와이즈앱)’ 등 지표도 긍정적이다.

그런데 최근 쿠팡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쿠팡에 통 큰 투자(총 30억 달러ㆍ약 3조5000억원)를 해온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최근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쿠팡의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7~9월 7100억엔(약 7조43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손 회장은 “내 투자 판단이 여러 의미로 좋지 않았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2조9535억원(2014~2018년)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한 쿠팡이 추가투자를 유치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쿠팡의 곳간도 비어가고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월 ‘아마존과 쿠팡으로 본 유통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에서 “쿠팡의 수익구조와 전략이 달라지지 않는 한 현재 1조6000억원가량의 가용자금이 2018년 결산일 기준 1~2년 내에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직매입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배송하는 전략을 취해온 쿠팡이 오픈마켓(쿠팡 마켓플레이스)을 강화하는 건 이런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 6일 마켓플레이스 입점 판매자가 자신의 제품을 한데 모아 온라인쇼핑몰처럼 운영할 수 있는 ‘스토어’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에게도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일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차원은 아니다”며 반론을 폈다. 하지만 판매할수록 손해인 직매입 상품 대비 오픈마켓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한편에선 쿠팡이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쿠팡이 월마트ㆍ나이키 출신 재무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ㆍChief Accounting Officer)로,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쿠팡 이사회 멤버로 영입한 것도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쿠팡 측은 손사래를 쳤지만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연승 단국대(경영학) 교수는 “그동안 성장 위주의 전략을 취했던 쿠팡이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나스닥 시장의 경우 재무구조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미래 성장 가치 등을 두루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의 IPO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쿠팡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위기설을 이번엔 극복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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