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감 없이 말하는 여자로 산다는 것

요조(사진)와 임정선은 과거의 기억, 현재의 삶, 앞으로의 소망을 공유한다.[사진=뉴시스]
요조(사진)와 임정선은 과거의 기억, 현재의 삶, 앞으로의 소망을 공유한다.[사진=뉴시스]

“우리가 막역한 사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놀라워했다. 마치 어떻게 낙타와 펭귄이 친구가 될 수 있냐는 듯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듯 표정을 짓곤 했다.” 작가 임경선과 뮤지션 요조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아는 사이’였다가 편의상 ‘친구’로 소개하던 시간을 거쳐 ‘진짜 친구’가 됐다. 어느덧 스무권의 책을 쓴 베테랑 작가 임경선과 뮤지션이자 작가, 팟캐스트 진행자, 책방 주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요조가 도전에 나섰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완연한 어른으로서, 또한 여자로서, 세상을 살며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교환일기다. 이 책은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녹음해 보내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상반된 개성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우정의 대화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모았다. 

오디오클립에 연재하는 동안 청취자들은 좋은 문장들을 적을 수 있게 스크립트를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두 사람은 문장을 다듬은 뒤 30편의 녹음파일에 여섯편의 긴 글을 추가해 책으로 펴냈다. 두 사람은 글쓰기와 말하기, 인간관계와 관용, 멋, 몸과 마음의 건강, 좋아하는 책, 싫어하는 것들 리스트 등 다양한 주제의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한다.

일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난감한 상황들과 고단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고통과 노력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정당한 페이를 받기 위해 조율하는 기술을 망라한 ‘임경선의 페이 협상법’과 프리랜서 겸 책방 주인 요조가 폭발적인 이메일과 요청에 회신하는 ‘두가지 원칙’은 특히 인상적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그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1년 너머의 삶을 상상하지 않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던 임경선은 과거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재발하는 암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몸과 삶을 1년 단위로 체크해 관리하게 됐다. 병원에서 안전하다고 진단받은 1년 치 시간 동안 몰두할 일을 찾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그녀의 삶이었다고 말한다.

요조는 10년 전 사랑하는 여동생을 전철역에서 사고로 잃었다. 매일 마주하던 가족이 어느 날 ‘만질 수 없는 사람이 돼버렸다’며, 그러기에 만질 수 없는 동생의 상징을 자신의 피부에 문신으로 새겼다고 이야기한다. 두 사람이 1년 너머의 삶을 섣불리 상상하지 않게 된 데는 이렇게 각자의 사연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루를 귀하게 여기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자 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아마도 이 일기를 쓰게 했을 것이다. 

요조와 임경선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과 앞으로의 소망을 함께 나눈다. 솔직과 가식, 어정쩡한 유명인의 삶, 강연하고 글 쓰고 노래하며 살아가는 삶, 그들을 둘러싼 싫어하는 것들을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솔직담백한 대화와 내면의 풍경은 따뜻하고, 한편 신랄했다가, 이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세 가지 스토리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정여울 지음|김영사 펴냄


베스트셀러 작가 정여울의 심리테라피 에세이다. 저자는 남모르는 상처를 간직하고 치유하기 위해 애써왔다. 10여년간 심리학을 공부한 그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써 내려간 책이다. 콤플렉스와 트라우마, 열등감과 패배감, 외로움과 괴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처방책을 꺼내놓는다.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얀 드로스트 지음|연금술사 펴냄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저자는 의미 있는 삶, 생기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무엇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드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피노자 등 여러 철학가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찾은 철학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철학적 질문의 해답을 찾았는지 들려준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성찰하는 삶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90년생과 일하는 방법」
윤영철 지음|보랏빛소 펴냄  


‘1990년대생’이 화두다. 이들과의 원활한 협업이 기업의 성패를 이끌고 소비 시장을 좌우한단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기성세대가 이들의 사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하는 달라진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와 부딪혀야 하는 ‘선배’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담고 있다. 딱딱한 세대 이론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정서와 문화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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