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홀딩스|폴바셋 10년 성적표

‘아메리카노’ 없는 커피전문점(론칭 초기). 매일유업이 2009년 론칭한 커피 전문점 폴바셋은 커피 프랜차이즈 일변도이던 국내 시장에 스페셜티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그후 10년 폴바셋은 외형적 성장은 이뤘지지만 내실은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폴바셋 10년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매일유업이 선보인 커피전문점 폴바셋이 개점 10주년을 맞았다.[사진=뉴시스]
매일유업이 선보인 커피전문점 폴바셋이 개점 10주년을 맞았다.[사진=뉴시스]

매일유업이 2009년 선보인 커피전문점 ‘폴바셋(Paul Bassett)’이 론칭 10주년을 맞았다.[※참고: 폴바셋은 현재 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고 있다.] 폴바셋은 커피 프랜차이즈 일변도이던 국내 시장에 ‘스페셜티(스페셜티커피협회ㆍSCAA의 평가 기준 80점 이상의 우수한 등급의 커피)’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자 폴 바셋이 직접 브랜드 기획에 참여한 만큼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가치를 내세웠다. 엄선한 생두를 매장에서 직접 볶고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는 최고급 커피를 지향했다. 아메리카노가 아닌 ‘룽고(에스프레소를 길게 추출한 커피)’ ‘리스트레토(단시간에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주로 판매한 건 단적인 예다.

폴바셋이 국내 스페셜티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2014년 스페셜티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처음 선보였고, 미국 스페셜티 브랜드 ‘블루보틀’이 한국에 둥지를 튼 것도 올해 5월께다. 

시장을 선도했지만 폴바셋의 성과는 평가가 엇갈린다. 2020년까지 매장 수를 2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매장 수는 100여개에 머물러 있다. 내실도 좋지 않다. 2014년 28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828억원으로 19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8.6%(15억원→1억7000만원) 줄었다. 올해 들어 종로ㆍ선릉ㆍ홍대ㆍ여의도 등 주요 거점에서 매장을 줄줄이 철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폴바셋 관계자는 “내실 경영을 위해 매장을 구조조정한 것이다”면서 “올해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내년부터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목표다. 무엇보다 국내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른지 오래다. 스타벅스가 리저브 매장을 60여개까지 확대하면서 스페셜티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폴바셋의 직영점 전략 역시 인건비ㆍ임차료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매장에서 맥주를 파는 등 파격적인 아이템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부담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품질 중심 원칙을 지키기 위해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2022년까지 매장수 200개, 매출액 2000억원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시장을 개척한 폴바셋은 새로운 10년을 열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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