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운전이 필요한 이유

에코드라이브를 생활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사진=뉴시스]
에코드라이브를 생활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사진=뉴시스]

10년 전 국내 운전자 사이에서 유행하던 운전습관이 있었다.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 공회전 등을 하지 않고 정속주행을 하는 ‘에코드라이브’다. 연비 개선, 유해 배출가스 감소 효과에 교통사고 발생률도 줄어드니 더없이 좋은 운전법이었고, 정부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에코드라이브를 실천하는 운전자를 보는 건 쉽지 않다. 이유가 뭘까.

에코드라이브(친환경 경제운전)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 하나, 안전운전을 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한다. 둘, 이산화탄소 같은 유해 배출가스도 줄인다. 셋, 템포 느린 운전으로 교통사고도 제어한다. 에코드라이브는 슬로건으로 그친 게 아니다. 2003년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퍼졌고, 2008년엔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다. 

에코드라이브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간단한 방법을 소개해 본다. 정말 쉽다. 트렁크 비우기, 공회전 줄이기, 3급(급출발ㆍ급제동ㆍ급가속) 피하기. 정기적인 차량 정비와 초행길을 위한 정보 운전 등등…. 

이처럼 에코드라이브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지 않아도 간단한 방법부터 실천에 옮기는 한 템포 느린 여유 있는 배려 운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에코드라이브는 도입 초기에 열풍을 일으켰다. 에코드라이브를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상상 이상이라고 알려진 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에코드라이브를 잘 활용하면 적게는 10~ 20%, 많게는 40~50%까지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 저감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에코드라이브 문화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지 오래라는 점이다. 에너지 효율화, 미세먼지 대책 등 현안을 고민하고 있는 정부는 어찌된 영문인지 에코드라이브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자체 역시 다르지 않다. 연비왕 대회 등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민간 차원의 에코드라이브 운동도 힘을 잃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1~2년 만에 효과를 내겠다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지금은 식어버린 문화를 되살리는 게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선 전국 거점 도시에 에코드라이브 교육센터를 상시 운행해야 한다. 기업 등이 단체교육을 받을 경우엔 세제혜택뿐만 아니라 에너지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줘야 한다. 범국가적인 운영조직을 갖추는 것도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이다. 

2008년 첫해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연비왕 대회가 있다. 친환경 운전수칙을 준수하면서 일정한 거리를 주행하는 대회로 환경부에서 주관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12년째인데,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크며, 가장 체계적인 대회다. 이들은 최근 전기차를 활용한 대회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지자체가 신경써야 할 게 바로 이런 부분이다. 신차 판매에만 혈안이 돼있는 국내외 자동차업체도 마찬가지다. 생색내기식 공헌을 하느니 ‘연비왕 대회’ 등을 지원해 에코드라이브 운동을 확산하는 데 일조하는 게 훨씬 의미 있다.

에코드라이브 운동이 ‘냄비’라는 나쁜 사례가 아닌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펼쳐지길 바란다. 유일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연비왕 대회에 박수 갈채를 보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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