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전성시대

재계는 지금 ‘클라우드 전성시대’다. 기업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이전한 기업이 숱하게 많다. 클라우드로 성과를 낸 사례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클라우드란 서버ㆍ데이터 같은 IT 인프라를 인터넷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더라도 인터넷 연결만 돼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과금 시스템도 가볍다. 시간당ㆍ용량당으로 부과된다. 더스쿠프(The SCOOP)과 가트너가 클라우드 경제학을 분석해봤다. 

클라우드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선 기업의 IT 시스템을 단순히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에서 그쳐선 안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클라우드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선 기업의 IT 시스템을 단순히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에서 그쳐선 안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 필요하면 더 쓰고, 덜 필요하면 덜 쓰면 되는 구조다. 상황에 따라 서버를 늘렸다가 줄일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선 설비 구축 부담도 없다. 특히 고객 수요 예측이 어려운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서비스다. 덕분에 규모가 작은 기업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쉽게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요샌 IT 인프라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까지 패키지로 제공받을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 서비스까지 섭렵한 클라우드 기업도 많다.

그래서 많은 클라우드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환만 하면 기업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설명한다. 글로벌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하면, 마치 아마존과 같은 혁신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클라우드를 도입하고도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전사적으로 이 기술을 도입했다가 다시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 서버)로 되돌린 곳도 있다. 클라우드가 기업 문제 솔루션의 만능키라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가 해답을 제시했다. 먼저 가트너의 전망부터 들어보자. “2020년까지 기업 50% 이상이 미션 크리티컬(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요소)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2018년엔 10% 미만이었는데,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핵심

이 얘기는 곧 절반이 넘는 기업이 핵심 데이터까지도 클라우드 서버에 맡길 거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의문을 품는 경영진이 분명 있을 거다. 보안 위협 때문에 기밀 데이터만은 내부 전산망에 두는 CEO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 내 대규모 서버를 구축하고 이를 자산으로 기업도 적지 않다. 굳이 내 걸 놔두고, 왜 남의 걸 쓰냐는 거다. 이런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도입해도 겉치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룸이나 데이터센터에 더 의존할 확률이 높아서다. 

이는 기업 환경에 따라 민첩하게 구성을 바꿀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데이터 일부만 클라우드에 옮겨놓고 업무 프로세스는 바꾸지 않는 기업도 클라우드의 장점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기존 IT 인프라와 클라우드 환경은 구조와 운영방법이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도입 이유를 단순히 ‘비용절감’에 한정한 기업도 클라우드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오히려 미숙한 운영으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경영진에게 클라우드 도입 이후에도 운영의 최적화를 고민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클라우드에 맞춰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수준의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기업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미국의 신체장애 보험회사인 ‘우넘(Unum)’은 클라우드를 채택하는 전담팀까지 조직했을 정도다.

이처럼 클라우드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선 기업의 IT시스템을 단순히 구름 위로 옮기는 것에 그쳐선 곤란하다. 클라우드에 맞게 기존의 프로그램도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이그레이션(기존 서버 시스템에 있는 앱을 클라우드 서버로 옮겨오는 과정)’을 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건 쉽지만, 기업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모든 과정은 순조롭지 않다.

클라우드 서비스별로 장점과 비용이 다르고, 이를 선택적으로 쓰고자 하는 기업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 전략도 세심하게 구성해야 한다. 

이때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프로바이더(MSP)’와 접촉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다. 클라우드 전환을 돕는 전문 파트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컨설팅ㆍ설계ㆍ구축ㆍ운영 등을 도와준다. 기업 환경에 맞게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

비용절감 말고도 장점 많아

그럼에도 아직도 클라우드의 혁신을 믿을 수 없다면, ‘개념 검증(PoC)’ 작업을 거치는 걸 추천한다. PoC는 클라우드 전환 효과를 사전에 검증하는 걸 의미한다. 기업 실정에 따라 요구되는 솔루션이 뭔지 파악할 수 있고, 기업과 조직이 신기술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어차피 어떤 기업이든 클라우드 도입은 불가피한 시대다. 너나 할 것 없이 클라우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이 서비스가 어떤 산업 분야에도 적응할 수 있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이런 노력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다. 
브랜든 메드포드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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