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소기업 직장인 재무설계

학자금 상환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취업하고도 대출금을 갚느라 몇년간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심정인 직장인도 많다.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윤재원(35ㆍ가명)씨도 비슷한 사례다. 윤씨는 “훗날 내 자녀만은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녀 교육비 마련은 20년 이상 장기 재무목표로 삼아야 한다. 물가상승률 등 고려해야 할 것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의 매콤짭짤 솔로가계부, 30대 중소기업 직장인 편이다. 

목돈이 드는 노후대비나 자녀 양육비 마련은 시작이 빠를수록 좋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목돈이 드는 노후대비나 자녀 양육비 마련은 시작이 빠를수록 좋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1만4000명(교육부 2018년 기준). 지난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대학교 재학생 수다. 전체 대학생의 17%가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셈이다. 대출 받지 않고는 연간 644만원(4년제 평균)에 이르는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이 숱하다는 방증이다.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윤재원(35ㆍ가명)씨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다. 취업하고도 학자금을 갚느라 남들보다 자산을 모으는 데 한발 늦은 윤씨. 그의 목표는 훗날 자녀들을 등록금 걱정 없이 교육하는 것이다. 

윤씨는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와 휴학을 반복하며 힘겹게 학자금을 해결했다”면서 “취업 후 지인들은 대출이 없으니 금세 자산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나로선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수년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아직 결혼 계획이 없는 윤씨가 훗날 자녀 교육비까지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윤씨가 다니는 중소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경기가 신통치 않은 데다 업황이 나빠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다. 윤씨는 “평생직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노후대비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면서 “노후에 최소 월 15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후준비뿐만이 아니다. 윤씨의 또다른 목표는 결혼자금과 자녀 교육비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다. 5년 안에 결혼자금 1000만원, 7년 내 자동차 구입비용 7000만원, 장기적으로 자녀 둘 교육비 명목으로 2억원을 마련하고자 한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윤씨가 학자금 대출 1200만원을 모두 상환했고, 월급을 알뜰히 모아 회사 근처에 작은 아파트도 구입했다는 점이다. 

Q1 지출구조

아직 결혼 계획이 없는 데도 결혼은 물론 자녀 교육까지 대비하고 있는 윤씨는 전형적인 ‘이성주의자’다. 윤씨처럼 필요 자금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는 건 바람직한 자세다. 매달 100만원 이상씩 학자금 상환과 주택 마련에 쏟아부은 결과, 9000만원을 모아 76㎡(약 23평) 규모의 아파트를 마련한 건 좋은 성과다. 

먼저 윤씨의 지출 구조를 살펴봤다. 급여는 월 240만원으로, 연간 상여금은 200만원가량이었다. 소비성지출로는 통신비 5만원, 관리비 8만원, 식비 20만원, 교통비 11만원, 문화생활비 5만원 등을 지출하고 있었다. 지출 비중이 가장 큰 건 부모님 용돈이었다. 


매달 50만원에 달하는 자금을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있었다. 경조사비 · 휴가비 등으로 쓰는 비정기지출은 총 201만원으로 월평균 17만원가량이었다. 소비성지출은 총 116만원이었다. 비소비성지출은 보장성보험 15만원, 주택청약종합저축 2만원, 재형저축 10만원, 펀드 10만원, 주식투자 20만원, 연금저축 33만원 등 90만원이었다. 매달 총 206만원을 쓰는 셈으로 남은 34만원은 통장에 모아두고 있었다. 

Q2 문제점

윤씨의 소비 패턴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 다만 매달 20만원씩 총 6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다는 점은 다소 위험해 보였다. 주식은 투자 중에서도 초고위험 투자로 꼽힌다. 순간적인 선택이 중요하고, 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커서다. 이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의 적정 투자선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입한 저축성 상품은 재형저축(10만원)으로, 안전한 저축상품에 추가로 가입할 필요가 있었다.

또 노후에 매달 150만원씩 받고자 했지만, 현재로선 대비가 미흡했다. 윤씨의 국민연금과 연금저축 가입 내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월 목표 금액에 대략 60만~70만원이 부족한 만큼, 추가적인 노후대비가 필요했다. 자녀 교육 자금의 경우 아직 20년가량 더 모을 시간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만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안전한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     

Q3 해결점

연간 비정기지출 총 금액은 201만원으로 윤씨의 연간 상여금(2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상여금으로 비정기지출(월 17만원)을 충당하도록 했다. 최소금액만 납입하고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보장성보험, 재형저축, 연금저축펀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매달 20만원씩 투자하던 주식은 멈추도록 했다. 

이미 투자한 600만원으로 주식 투자 경험치를 쌓아가도록 했다. 이렇게 매달 37만원의 지출을 줄였다. 매달 30만원씩 적금에 납입해 안전하게 자산을 불려나가도록 했다. 대신 10만원씩 펀드 상품에 투자해, 은행 적금 대비 다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부족한 자녀 교육 자금과 노후 자금은 실적배당형연금(30만원)으로 대비했다. 실적배당형연금은 장기 상품으로, 언뜻 보기엔 증권사의 투자상품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일반적 투자상품과 달리 자동으로 투자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투자 관리를 해주는 대가로 사업비가 비싸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업비가 소멸된다는 점도 두루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 또 금융회사 별로 운용방식과 사업비도 천차만별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꼼꼼히 분석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 윤씨는 리스크가 큰 주식 투자 비중을 낮추고, 저축과 펀드, 연금상품 등에 두루 가입했다. 노후 대비와 자녀 교육 자금까지 준비하게 됐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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