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는 미술관」
나만의 방식으로 만나는 고전

저자는 “옛 거장의 작품을 보는 우리의 방식이 지나치게 전형적이다”고 지적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자는 “옛 거장의 작품을 보는 우리의 방식이 지나치게 전형적이다”고 지적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홀로 미술관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는 여유.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순간이다. 그런데 대다수가 이 특별한 즐거움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건 어떤 이유에설까. 왠지 느껴지는 엄숙함, 뭔가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선입견 등 그 이유도 갖가지다. 그렇기에 작품이 눈앞에 있어도 아득히 멀게만 보인다. 대상이 고전 미술 작품이라면 그 거리감은 더 느껴진다. 

모두가 인정하는 ‘불후의 명작’을 마주할 때면 괜히 주눅 든 경험이 있을 거다. 긴 세월을 뛰어넘어 작품이 간직한 의미를 꿰뚫기란 쉽지 않다.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땐 남들보다 뒤처지는 기분에 불안함을 느끼곤 한다. 큐레이터로 일하며 평론가로 활동 중인 오시안 워드는 이런 불안에 대해 ‘옛 거장들의 작품을 보는 우리의 방식이 지나치게 전형적이다’고 지적한다. 

엄숙한 미술관의 액자 속에 작품이 있다고 해서 감상하는 사람의 시선까지 편견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비평가의 그럴싸한 감상문을 읽지 않고 작품을 보면 제대로 된 관람이 아니라는 생각 또한 오해라고 말한다. 

오시안 워드가 저술한 「혼자 보는 미술관(원제 Look Again)」은 미술관에서 나만의 감각으로, 나만 아는 감동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홀로 감상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로, 명작의 이면에 감춰진 다양한 면모들을 마주하게 돕는다. 이 책은 미술관을 향하기 전 미리 알아보고 익힌 탓에 정작 관람은 시시해지고 감동마저 기대에 못 미칠 때, 감상자를 위한 한 권의 큐레이터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미술의 역사는 모를수록 잘 보이며 낯설수록 아름다움은 더하다’고 이야기한다. 어설픈 지식을 엮어내 고심하기보다 무지한 눈으로 작품을 볼 때, 미술 작품 속의 숨은 역사를 더 많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두가지 용기를 제안한다. 다른 사람의 감상평에서 한발 멀어질 용기와 잘 알지 못해도 선뜻 작품에 다가갈 용기다. 

그림을 볼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중심을 차지하는 존재가 무엇인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비현실적으로 그려진 대상에, 비슷한 간격으로 그려낸 존재들에, 얽히고설킨 인물의 몸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에 집중하다 보면, 또 다른 인식의 세계 앞에 서게 된다. 

저자는 고전 미술을 독창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타불라 라사(TABULA RASA)’를 제시한다. 타불라 라사는 인식론에서 ‘백지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로, 10가지 키워드를 나타내는 약자다. 마주하는 시간(Time), 작품과 나와의 관계(Association), 작품을 이루는 배경(Background), 이를 통해 이뤄지는 이해(Understand)까지 되고 나면, 다시 보는 과정(Look Again)이 이어지고, 마침내 평가(Assessment)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단계마다 미술사에 등장하는 작품들을 사례로 들어 집중 조명한다. 

세 가지 스토리 

「대한민국 인구ㆍ소비의 미래」
전영수 지음|트러스트북스 펴냄


출산율 ‘0%’. 대한민국은 인구 변화라는 말조차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사상 초유의  출산율 통계를 마주하고 있다. 이런 급진적인 인구 변화는 기업ㆍ시장에 위험 요인이다. 인구 변화는 고객 변화, 시장 변화, 사업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달라진 고객은 신시장은 원하고 기업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이 책은 인구 구조를 아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이 어떻게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지 제시한다.

「혼밥 자작 감행」
쇼지 사다오 지음|시공사 펴냄


50년 넘게 장기 연재 중인 만화가이자 반세기 넘게 혼밥을 실천해온 쇼지 사다오. 그가 자신만의 철학으로 흡족한 한끼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그가 작가로서 오랜 시간 성실하게 ‘마감’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작은 즐거움을 책임지는 ‘식사’가 있었다. 대단한 식사는 아니지만 자신의 취향과 속도 그리고 음식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미식가의 자세가 아닐까.

「베조스 레터」
스티븐 앤더슨 지음|리더스북 펴냄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선택과 결정 그 자체다. 이 책은 베조스가 1997~2018년까지 직접 쓴 21통의 연례 주주 서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35년간 금융업계에서 기업을 평가해온 경영 컨설턴트 스티브 애더슨이 해석했다. 스타트업부터 거대 IT 기업까지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일과 성장의 14가지 원칙을 추출해 책에 담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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