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승 코리아? 애국펀드의 민망한 허울
오~필승 코리아? 애국펀드의 민망한 허울
  • 강서구 기자
  • 호수 366
  • 승인 2019.12.02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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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코리아 펀드의 함정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필승 코리아 펀드’의 인기가 뜨겁다. 출시 3개월 만에 수탁고 1000억원을 돌파했을 정도다. 대통령과 정부 주요 인사가 펀드에 가입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일 무역갈등으로 높아진 반일反日 감정도 인기에 한몫했다. 문제는 높은 인기에 비해 펀드의 투자 대상 기업인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돌아가는 실익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필승 코리아 펀드의 인기 뒤에 숨은 한계를 살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필승 코리아 펀드가 출시 3개월 만에 수탁고 1000억원을 돌파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필승 코리아 펀드가 출시 3개월 만에 수탁고 1000억원을 돌파했다.[사진=뉴시스]

“소재·부품·장비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만들어져 아주 기쁘다.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 운용 보수의 절반은 연구기관 등에 지원하기로 한 아주 착한 펀드다. 반드시 성공 시켜 많은 분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제2, 제3의 펀드가 만들어지도록 앞장서 노력해 달라.” 8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필승 코리아 펀드’에 가입 후 밝힌 소감이다.

필승 코리아 펀드는 한일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8월 14일 출시됐다. 일본 수출규제의 타깃이 된 소재·부품·장비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서 ‘애국펀드’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펀드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하면서다. 이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계 인사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시장, 군수도 펀드 가입 행렬에 동참했다. 여기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 높아진 반일反日 감정도 인기에 한몫했다. 정부의 극일克日 기조와 국민의 반일 감정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켰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필승 코리아 펀드는 출시 3개월 만인 11월 17일 수탁고 1000억원을 돌파했다. 당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영향으로 펀드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실적이었다.

하지만 펀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필승 코리아 펀드가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펀드는 96.43%(10월 26일 기준)를 상장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한일 무역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상장 소재·부품·장비기업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장기업이 수혜를 입는 것도 아니다. 펀드가 인기를 끌어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보유주식을 팔거나 유상증자를 하지 않는 한 이득이 없다.

종목 구성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필승 코리아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 삼성전자로, 전체의 20%에 이른다. 한국전력·현대차·네이버·SK텔레콤 등 초대형주도 대거 포진해 있다. 산업별 구성을 살펴보면, 서비스업(5.70%)·음식료품(2.83%)·오락문화(1.95%) 등 소재·부품·장비기업과는 관련이 없는 산업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극일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칭찬대로 정말 착한 펀드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펀드는 운용보수(0.5%)의 50%를 소재·부품·장비 기술분야 관련 대학에 장학금과 기타 사회공헌 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필승 코리아 펀드의 최근 가입금액인 1075억원으로 계산하면, 사회공헌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2억6875만원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필승 코리아 펀드(필승 코리아증권투자신탁[주식])의 설정 이후 수익률(11월 27일 기준)은 6.14%로 같은 기간 코스피(9.77%)와 코스닥(8.41%)보다 낮다. ‘대한민국 경제를 굳게 지키겠다’는 화려한 캐치프레이즈에 비해 실익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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