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상장 주목받는 이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12월 자국 증권거래소(타다울)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그러자 국내 주식시장이 들썩인다. 한편에선 “외국기업의 상장일 뿐인데 왜 이렇게 분주할까”라며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아람코 IPO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쇼 미 더 아람코 머니(Show me the 아람코 머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아람코 상장이 주목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아람코의 IP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수도 있다.[사진=뉴시스]
아람코의 IP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수도 있다.[사진=뉴시스]

오는 12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자국 내 주식시장인 타다울 증권거래소에 상장(IPO)한다. 그런데 아람코의 IPO를 두고 국내 주식시장이 분주하다. 외국계 기업의 IPO를 이처럼 주시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간단하다.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무척 크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IPO 계획서에 따르면 30억주(전체 지분의 1.5%)를 주당 가격 30~32리얄(8~8.5달러ㆍ1만원 내외)에 상장한다. 단순계산으로도 상장 규모는 240억~255억 달러(28조~30조원), 기업가치는 1조6000억~1조7000억 달러(200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렇게 비싼 기업에 투자자들의 투자가 몰린다면 국내에 머물던 외국인 자금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아람코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된다면 한국 종목들의 비중이 줄어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증권업계가 아람코 IPO에 관심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아람코가 MSCI EM지수에 편입되면 한국 비중은 0.2%포인트 줄면서 9000억원까지 유출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람코의 상장이 한국경제에 악영향만 미치는 건 아니다. 아람코가 ‘탈脫석유’ 전략을 내놓은 만큼, IPO로 마련한 자금을 다른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아람코는 국내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자회사인 에쓰오일에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생산을 강화하는 투자협력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과는 합작투자(4억2000만 달러)를 통해 사우디 내에 선박 엔진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고, 협력 분야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효성과는 탄소섬유 분야 공동개발과 신공장 설립을, 현대오일뱅크와는 석유화학 분야 연구개발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SK가스와는 합작투자를 통한 프로필렌ㆍ폴리프로필렌 생산 공장 설립(사우디)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와는 수소에너지ㆍ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건설업에선 이미 수혜의 결과물도 나왔다. 지난 7월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발주한 해상 유전가스 플랜트 등을 수주했고, 삼성물산은 10월 아람코와 사우디 사막지대에 복합엔터테인먼트를 조성하는 ‘키디야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는 아람코의 IPO가 국내 기간산업에 호재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아람코 IPO는 과연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일으킬까.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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