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맞벌이 부부 재무설계 中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단말기를 할부로 구입한다. 단말기 할부가격이 통신비에 덧붙여지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비싼지 체감하지 못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단말기 할부가격은 평균 연 6%에 이른다. 스마트폰을 할부로 사는 것 자체가 ‘낭비’인 셈이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차씨 부부의 가계상황을 살펴봤다.

휴대전화 달말기 할부금에 붙는 이자가 연 6%에 달한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녀를 둔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교육비일 것이다. 부모가 40~50대 가정인 경우 이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육비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31만9000원, 중학생 44만8000원, 고등학생 54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초등학생 대비 72%나 많다. 이마저도 평균치라는 감안하면 실제로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예상치 못한 지출로 가계 재무상황이 어려워진 차호진(가명·46)씨와 이도은(가명·42)씨 부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차씨 부부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빌라를 장만하기 위해 사교육을 거의 중단했다. 그러다 첫째딸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올해부터 조금씩 사교육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장모님의 수술비와 가족여행비 등으로 가계 재무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씨 부부는 월 634만원(남편 348만원·아내 286만원)을 벌어 803만원을 지출해 월 적자규모만 169만원에 달했다. 1차 재무상담에서 부부의 용돈 40만원(각 20만원), 여행·휴가비 20만원 등을 줄였지만 여전히 109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차씨 부부의 지출은 어디서 어떻게 줄여야 할까. 부부의 가계경제를 점검하고 지출을 본격적으로 줄여보기로 하자. 여느 가정이라면 교육비를 줄이자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씨 부부의 지출다이어트에선 교육비 지출은 예외로 두기로 했다.

두딸의 성적이 학원에 다닌 이후부터 좋아졌기 때문이다. 대신 추가적인 교육비 지출은 당분간 삼가기로 했다. 부족한 사교육은 EBS 교육방송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재무상황이 안정되는 시점에 교육비 지출을 늘리기로 했다.

다음은 통신비다. 휴대전화를 장만할 때 대부분의 소비자는 할부로 휴대전화 단말기를 장만한다. 하지만 단말기 할부이자가 연 6%에 달한다는 걸 알고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차씨 부부와 두 딸도 한명당 1만8000원에서 2만원의 단말기 할부금을 매월 내고 있었다.

두딸이 휴대전화를 새로 장만하면서 일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통신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필자는 가족의 요금제를 조정했다. 남아 있는 할부금 130만원을 예금(200만원)을 활용해 모두 상환했다. 이렇게 부부는 월 26만원이던 통신비를 17만원으로 9만원 줄였다.

교통비도 손봤다. 부부는 차를 갖고 있었지만 한달에 51만원을 교통비로 지출했다. 자동차 관련비(50만원)에 주유비가 포함돼 있다는 걸 생각하면 과한 지출이다. 여기엔 술을 즐기는 차씨의 소비가 한몫했다.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택시를 타거나 대리운전비를 지출이 많았다.

교육비 지출을 줄이지 않는 부부에겐 다른 항목을 더 줄여야 하므로 교통비도 15만원 줄였다. 1차 상담에서 부부의 용돈을 줄인 만큼 술자리도 줄어들 공산이 커 택시비와 대리운전비를 아끼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음은 생활비인데, 정말 줄이기 쉽지 않은 항목이다. 특히 성장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생활비의 대부분이 식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건 아니다.

과도한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 차씨 부부도 이 부분을 좀 줄이기로 해 110만원이었던 생활비 지출을 100만원으로 10만원 줄였다.의류·미용비와 주유비도 지출도 10만원(각 5만원) 아끼기로 했다. 쇼핑으로 이어지는 외식 횟수가 줄어들 것을 예상한 계획이다. 주유비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조금 줄이기로 했다.

110만원 흑자로 돌아선 가계부

다음은 월 90만원을 지출하는 보험료다. 필자가 보험료를 줄여야 한다고 얘기하면 많은 사람이 ‘뻔한 방법’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그럴 순 있다. 하지만 필자의 오랜 상담 경험에 빗대 생각해보면 많은 이들의 ‘보험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재무설계에서 보험료 리모델링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차씨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차씨는 종신보험으로 월 40만원을 내고 있었다. 여기에 부부는 보장성 보험으로 각각 18만원을 납부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보장기간이 15년으로 짧아 보험이 정작 필요한 60대 후반에는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부부는 보험을 모두 해지하고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했다.

어린이보험으로 유지하고 있던 두딸의 보험도 실손보험에 재가입시켰다. 그 결과, 차씨 부부의 보험료는 90만원에서 30만원으로 60만원 줄었다. 보험을 해지하면서 670만원의 환급금도 발생했다.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여행비로 결제한 신용카드 할부금 455만원을 모두 상환했다. 월 115만원을 내야 하는 할부를 유지하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재무상황을 개선해 미래를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차씨 부부는 2차 재무상담을 통해 통신비(9만원), 교통비(15만원), 생활비(10만원), 의류·미용비(5만원), 주유비(5만원), 보험료(60만원), 신용카드 할부금(115만원) 등 219만원을 아끼는 데 성공했다. 1차 재무상담에서 줄인 부부용돈(40만원), 여행·휴가비(20만원)를 포함하면 279만원을 줄인 셈이다.

그 결과, 차씨 부부의 가계부는 110만원 흑자로 돌아서게 됐다. 이제 110만원의 잉여자금을 적절히 분배하는 일만 남았다. 이 역시 쉬운 과정은 아니다. 두딸의 교육비는 물론 부부의 노후준비, 부족한 비상금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씨 부부에게 적합한 재무솔루션이 무엇일지는 다음편에서 소개하기로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