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는 혁신형 제약기업

혁신형 제약기업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혁신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혁신형 제약기업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혁신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혁신이었다.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이듬해 혁신형 제약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착각이었다. 1년여 만에 거짓과 기만이 드러났다. 혁신으로 추앙받던 ‘인보사’는 발암원으로 전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추락했고, 국내 제약산업의 신뢰도 덩달아 무너졌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 동아ST는 연구ㆍ개발(R&D) 투자가 활발한 곳 중 하나다. R&D 투자 규모 순위를 매기면 늘 상위권이었다. 높은 임상의 문턱을 통과한 신약도 많다. 당연히 국내를 대표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동아ST는 이름에서 ‘혁신’을 뗐다. 불법 리베이트 문제로 처벌을 받은 게 원인이 됐다.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혁신형 제약기업이 복제약 과당경쟁을 주도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거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지만 혁신형 제약기업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혁신을 해야 할 곳들이 혁신을 꾀하지 않고 있어서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성적표도 신통치 않다. 지난 7년간 혁신기업은 단 1곳 늘었다.

혁신형 제약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1.8%에 불과하다.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R&D 비율의 절반 수준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혁신이 빠져버렸다는 거다. 2012년 3월 31일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가 도입된 지 7년여(약 2800일).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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