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내년 경제, 민간투자와 규제개혁에 달렸다
[양재찬의 프리즘] 내년 경제, 민간투자와 규제개혁에 달렸다
  • 양재찬 편집인
  • 호수 369
  • 승인 2019.12.23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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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성장, 100조원 투자’ 경제정책방향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신산업과 기술혁신은 사회경제적 마찰을 초래한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사진=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신산업과 기술혁신은 사회경제적 마찰을 초래한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년 만에 주재한 19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이 확정 발표됐다. 경제정책방향은 나라경제의 연간 운영틀이다.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집권 전반기와 일부 다른 모습이 보인다.

외형적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분배’에서 ‘성장’ 쪽으로 미세조정했다. 정책 목표를 ‘경기 반등과 성장잠재력 제고’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1+4 정책방향’(경제상황 돌파+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을 제시했다.

경제정책 운영틀의 내용도 달라졌다. 123쪽 분량 자료에 ‘소득주도 성장’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투자 활성화와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내수 진작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 8대 핵심과제 중 절반 이상이 성장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기존 정책기조를 고집하기 어려운 정치ㆍ경제적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웃돈다.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대립과 극심한 진영 갈등 등 정치적 요인보다 경기침체와 취업난, 집값 폭등을 비롯한 경제 문제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내년 4월,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경제정책방향이 내세운 목표가 시장과 외부기관의 전망을 웃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2.3%)보다 높다. 모건스탠리(1.7%)ㆍLG경제연구원(1.8%) 등의 전망과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정부는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공공ㆍ민간에서 100조원 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로 했다. SOC에 올해보다 3조5000억원 많은 23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내 최대 할인쇼핑 행사(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하루는 부가가치세 10%를 환급해주고, 국내여행 숙박비를 봉급생활자 연말정산 때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등 내수 진작 방안까지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뒷걸음질 한 수출이 내년에는 3% 늘어날 것으로 본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 반등에 힘입어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망의 근거로 미중 무역분쟁 합의, 세계 경기의 저점 탈출,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꼽는다.

정부가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지만, 일시 휴전일 뿐 완전 해소된 게 아니다. 올해 한국 경제는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대외 요인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폐해와 미흡한 규제개혁의 결과다.

정부가 늦게나마 성장을 위한 투자 활성화를 중점 과제로 삼은 것은 다행이다. 그런데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대책들이 이미 과거 경제정책방향이나 혁신성장전략회의 등에서 언급된 재탕ㆍ삼탕이 수두룩하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세가 견조했고 고용률도 높아졌다지만, 그 상당수가 재정을 투입해 급조한 노인 공공알바다. 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와 제조업에선 취업자가 내리 감소했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말대로 우리 경제의 뼈아픈 부분이다. 이는 내년 512조원 슈퍼예산 등 재정투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결국 민간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 

비상한 각오로 기업 기 살리기와 투자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규제개혁과 노동 유연성 제고가 절실하다. 정부도 인식했는지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5대 구조혁신 과제 중 하나로 ‘노동혁신’을 언급했다. 현 정부 2년 반 동안 ‘노동 존중’ 분위기에 묻혀 ‘개혁’ 표현을 못 쓰다가 처음 등장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타다’ 등 공유경제 논란에서 보듯 신산업 태동과 기술혁신은 사회경제적 마찰을 초래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갈등 조정과 사회안전망 구축, 규제혁파로 신산업이 활짝 열리도록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단 하나의 일자리, 단 한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앞장서라”고 장관들을 독려했다. 정부와 KDI는 경제정책방향을 짜는 데 참고하려고 국민 1000명과 전문가 3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언급된 표현이 ‘기업투자 활성화’ ‘규제혁신’이란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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