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과 과열, 부동산 정책은 없었다
미분양과 과열, 부동산 정책은 없었다
  • 최아름 기자
  • 호수 369
  • 승인 2019.12.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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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청약 분석해보니

정부는 부동산이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서울 인근과 신도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높다. 경기도 내에서도 상황이 엇갈린다. 시장이 체감하는 상황은 어떨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올해 분양한 경기도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점검해봤다.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미분양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미분양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한 단지는 ‘반타작’도 하지 못했다. 1월 1일부터 12월 17일까지 경기도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단지는 총 65곳이다. 이중 절반 이상인 36개 단지는 청약 접수 ‘미달’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졌던 2018년과 비교하면 어떨까. 당시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는 총 100개 중 33개였다. 1년 새에 미분양 신규 아파트 단지가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은 6월을 기준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진정된 상태다.

경기도의 실제 가격 변화 역시 서울과는 달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1월 100을 기준으로 8월 최저치(99.3)로 떨어졌다가 11월 현재 99.5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00에서 99.5(6월)를 기록했다가 101.8(11월)로 상승했다. 서울과 비교하면 경기도는 반등 없이 하락폭만 축소된 상태다.

■ 신도시일수록…= 이처럼 경기도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지역별 편차는 있었다. 무엇보다 신도시는 사정이 달랐다. 경기도에서 새롭게 분양한 단지 절반 이상이 미분양을 떠안았지만 위례신도시ㆍ동탄신도시 등에서는 1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신도시 모두 서울과 가깝거나 인프라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큰 지역들이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올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왔다. 지난 1월 분양한 ‘위례포레자이’의 평균 경쟁률은 130대 1이었다. 이후 같은 지역(위례신도시)에서 4ㆍ5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북위례’ ‘위례신도시 A3-4블록 우미린 1차’가 각각 77대 1, 43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 인접한 위례신도시뿐만이 아니었다. 동탄신도시(화성시)에서 분양하는 ‘동탄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역시 78대 1 수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화성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유일하게 미분양 위험을 피했다. 화성시 전체 아파트 가격 지수가 100 이하로 전환하면서 가격 하락이 이뤄진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미분양 늘어난 경기

이런 지표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위례신도시와 동탄신도시에서 지역 내 1순위에 청약 접수를 하기 위해서는 거주기간 1년을 채워야 한다. 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지역 내 1순위 경쟁에서도 수십대 1의 결과가 나왔다. 여전히 지역 내에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새 아파트는 소화할 수요가 있다는 거다.

■ 서울과 가까울수록…=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는 조건은 또 있다. 서울 인근에 접한 경기도 아파트 단지들이다. 신도시가 아니더라도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실수요자가 여전히 몰려들였다. 지역 내 청약 경쟁률이 치열하지 않았던 과천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오르고 있다.

새 아파트를 향한 지역 내 수요는 크지 않아도 외부에서 유입해오는 청약 신청자 간 경쟁도 치열하다. 과천은 준강남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여전히 서울과 접근성이 높거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지역의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협동조합 아파트 ‘위스테이지축’의 청약 경쟁률도 과천의 사례를 뒷받침한다. ‘위스테이지축’은 지난 1일 청약 신청을 받았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대 1이었다.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2대 1 이상이면 미분양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위스테이지축’은 투자 목적의 아파트가 아니다. 입주민들이 가입한 협동조합이 아파트의 운영권과 소유권을 가진다. 의무거주기간도 8년이다. 임대 형식으로 거주하기 때문에 매매할 수 없어 이 기간 가격이 움직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2.6대 1의 경쟁률은 말 그대로 실수요자의 경쟁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서울 서북부와 가까운 경기권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 서울에서 떨어질수록…=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청약 경쟁률과 매매가격지수는 함께 떨어졌다. 시흥시는 올해 분양한 2곳의 아파트가 모두 2대 1 이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격 지수도 100에서 99까지 낮아졌다. 평택시도 시흥시와 마찬가지로 올해 분양한 4곳 중 2곳의 아파트에서 청약 접수를 다 받지 못했다. 가격 지수는 95.1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꺼내들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꺼내들었다.[사진=뉴시스]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를 “시장의 내적 에너지가 소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지역에서 부동산을 추동하는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상식대로라면 이런 상황에선 서울 인근의 부동산도 힘을 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서울과 맞닿아 있는 지역은 지난해와 다를 바 없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경기도에 있는 신도시의 청약 경쟁률이 불붙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놓지 않고 있다. 서울은 몰라도 경기도를 평균으로 본다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부동산 급등을 막기 위한 더 큰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세하게 보면 시장 지표 역시 서울과 다른 지역 등 양극으로 쪼개지고 있다. 정부도 결국 ‘12ㆍ16 대책’을 발표하며 사실상 이전의 대책이 효력을 잃었다는 걸 인정했다. 이번 대책은 과연 서울 인근과 신도시의 뜨거운 부동산을 식힐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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