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특약
신방식 오즈하우스 대표

머릿속 생각을 만들어내는 건 찰나다. 창작은 그래서 몰두하지 않으면, 즐겁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교육용 보드게임ㆍ캐릭터 등 무형의 존재를 마법처럼 창조하는 사회적기업 오즈하우스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유로움’으로 무장한 이유다. “생각은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것을 우리가 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창작집단 오즈하우스의 마법세계로 들어가 봤다. 

신방식 오즈하우스 대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신방식 오즈하우스 대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콘텐트와 캐릭터. 사람들은 이 단어들에서 ‘가치’를 찾아내지 못한다. 공짜로 유통되는, 공짜가 아니라면 굳이 사용할 필요 없는 ‘무가치의 존재물’일 뿐이다. 그래서 콘텐트나 캐릭터로 사업을 꾀하는 이는 ‘십중팔구 망할 것’이란 냉소를 짊어져야 한다. 시쳇말로 ‘돈’, 고상한 말로 ‘비즈니스’와 연결할 수 없어서다. 

2007년 4월, 신방식(48) 대표는 둘을 묶는 비즈니스 사업체 ‘오즈하우스’를 설립했다. “창작집단, 그게 필요했어요.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있는 집단, 아니 사업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즐겁게 일하면 성과가 날 것이고, 성과가 나오면 ‘비즈니스’가 따라올 것으로 확신했어요.” 그렇게 작가, 만화가, 기획자 등 10명이 모인 창작집단이 오즈하우스의 시작이었다.

주위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성과도 있었다. 오즈하우스는 창작부터 콘텐트 유통까지 직접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부가가치도 생겨났다. 하지만 어느새 창작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일하는 기계가 돼버린 자신을 마주했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문화는 누구나가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자본에 편중돼 있잖아요. 문턱을 낮추는 일을 해보기로 했죠.” 

또다른 도전의 시작이었다. 당연히 세상은 신 대표의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그는 사사건건 벽에 부딪혔다. 권리(저작권)을 확보해야 ‘돈’이 되는 콘텐트 사업을 하면서, 콘텐트를 이타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난제難題를 푸는 것과 같았다. 그래도 신 대표는 답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작지만 알찬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멸종동물을 소재로 한 캐릭터 ‘도도’ ‘루파’ ‘타스’가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부천시와 공공으로 보드게임 ‘코모코모 시리즈’를 제작했다. 코모코모 시리즈는 환경오염 탓에 아름다운 섬을 잃은 멸종동물을 구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교육용 보드게임이다. 

재활용 제품을 소재로 구성한 교육프로그램 ‘다시 쓸 수 있어요(2014년)’, 찾아가는 재활용 체험교육 ‘우당탕 재활용 운동회(2016년)’ 등은 환경부 국가환경교육센터의 공식프로그램 인증을 받았다. 내년엔 좀 더 큰 무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어린이 체험전 ‘지구를 위한 카니발’을 열기 위해 펀딩도 준비하고 있다.  

선례가 없는 길을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캐릭터와 콘텐트로 성과를 올려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오즈하우스는 망설이지 않는다. “생각은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것들을 우리가 한다”는 철학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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