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이상한 배당주 전망

찬바람이 불면 떠오르는 투자처가 있다. 배당주다. 기업은 1년간 올린 이익 가운데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 고배당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4% 이상에 달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주가거래를 통한 매매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투자자에겐 주식투자의 묘미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올해도 만족할 만한 배당을 받을 수 있느냐다. 상장사 기업의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증권사의 이상한 배당주 전망을 짚어봤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주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2019년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느라 정신이 없었다. 2010포인트대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4월 중순 2240포인트 후반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상승세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극으로 치달았던 8월 장중 1891.81포인트(8월 6일)까지 하락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소식에 상승세를 다시 타고 있지만 불안감을 감추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선 보수적인 투자가 필수다. 섣부른 낙관론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떤 기준으로 배당주를 선택해야 할까. 배당수익률·배당성향·주당배당금(DPS) 등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배당수익률은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주식 가격 대비 배당금을 의미하는 배당수익률은 배당주를 선택하는 대표 지표다.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1주당 지급하는 배당금이 많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함정이 있다. 배당수익률은 가장 최근 지급된 배당을 마지막 거래일 주가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배당수익률은 높아진다는 얘기다.

기업의 당기순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건 순이익 중 주주에게 돌아간 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배당주에 투자한 주주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다고 배당성향이 높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순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기업을 부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배당성향이 갑자기 감소하는 건 더 위험한 신호다. 주주가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배당성향을 줄이는 건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배당성향과 함께 순이익의 방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 주당배당금(DPS)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당배당금은 주주에게 지급할 총 배당금을 발행한 주식수로 나눈 금액이다. 주당배당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전체 배당금은 물론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김광현 유안타 애널리스트는 “DPS가 증가하는 종목의 주가수익률은 일반적인 고배당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배당과 함께 출구전략도 세워야 한다. 쉽게 말해 배당을 받은 이후 매매차익을 노릴 수 있는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배당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감소해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관건은 올해도 배당주 투자로 재미를 볼 수 있느냐다.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배당이 감소하면 기껏 세운 투자전략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주 투자전략 세워야

시장의 의견은 반반이다. 주주환원정책이 강조되면서 기업이 배당을 늘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기준금리인하로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진 걸 감안하면 3~4%에 이르는 배당수익을 노리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3분기 집계한 코스피 상장사(실적전망치 증권사 3곳 이상 보유 기업 대상) 159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24조원에 그쳤다. 1년 전 전망치 208조원보다 84조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코스피200을 기준으로 상장사의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는 증권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코스피200 기준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 말 전망치인 123조원에서 83조원으로 33%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배당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참고: 증권업계가 전망한 올해 현금배당 전망치(코스피200 기준)는 2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26조8000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데 배당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순이익 감소가 확실시되는 기업의 주당배당금 추정치는 기존 전망치 대비 최대 64%까지 낮아져 있다”고 꼬집었다. 배당주 투자에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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