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실적부진과 위기

한화손해보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8%나 급감했다. 높아진 손해율에 투자수익 감소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화손보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비용절감에 돌입했지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년 출범을 앞둔 제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한화손보 자회사)’도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화손보의 부진과 위기를 분석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주가가 연초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사진=뉴시스]

한화손해보험의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올해 한화손보의 주가 상승률은 -51.10%(12월 20일 종가 2880원 기준)로,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35.76%(2018년 1월 2일 8050원→12월 28일 5910원)였던 주가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주가가 2000원대로 떨어진 건 2004년 8월 이후 15년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화재(-4.53%), DB손해보험(-21.15%), 메리츠화재(-13.58%), 롯데손해보험(-23. 91%), 흥국화재(-35.34%), 현대해상(-30.36%) 등 경쟁사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크다.

문제는 주가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한화손보의 목표주가를 8642원에서 3488원으로 5154원(59.64%)이나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14억원으로 전년 동기(338억원) 대비 95.8%나 감소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른수건 쥐어짜는 방식 통할까

물론 한화손보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12월 인사를 통해 임원을 34명에서 28명으로 줄였다. 2개의 총괄부서도 없앴다. 조직개편을 통해 몸집은 줄인 셈이다. 하지만 마른수건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험손해율이 1분기 98.4%에서 3분기 102.7%로 치솟고 있는 데다 투자수익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올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손보가 반등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제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도 기대만큼 우려가 많다. 한화손보 측은 캐롯손보로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을 통합하는 등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시장에 핀테크 기업이 대거 진입하는 등 온라인 보험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침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조직 슬림화 등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손보의 침체 그림자는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한화손보의 현주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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