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특약
김승모 위드플러스시스템 대표
건물 관리도, 경비도, 하물며 청소도 기술이다. 쉬워 보인다고 해서 아무나 그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세상엔 하찮은 일도, 허드렛일도 없다. 사회적기업 위드플러스시스템은 인력파견 전문기업이다. 청소근로자, 경비원 등을 파견하는 게 주요 업무다. 주목할 점은 이들 인력 중 70%가 사회적 약자라는 거다. 쉽지 않은 사업 방식이지만 김승모 대표는 원칙을 지키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중견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했다. 고지식한 데다 곧아서인지 경영진은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자부심도 상당했다. 그가 다니는 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선善’을 베풀었기 때문이었다. 그 역시 같은 꿈을 꿨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싶다.”
현실은 냉정했다. 이윤을 내는 게 기업의 ‘일’인 만큼 그의 회사가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에게 의사결정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희망이 봄꿈처럼 흩어지던 2014년, 그는 아내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제 내가 직접 해보고 싶어. 더 많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고, 직접 후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2015년 위드플러스시스템은 이렇게 설립됐다. 김승모(44) 대표와 아내인 김현경(42) 대표가 부부통장을 탈탈 털어 만들었다. 위드플러스시스템은 인력파견 전문기업이다. 의료(간병ㆍ간호), 경비, 청소, 물류 등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파견한다. 이중엔 여성ㆍ노인ㆍ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70%에 이른다. 쉽지 않은 사업 방식이지만 위드플러스시스템의 성과는 눈부시다.
한국석유공사 울산가스전 시설경비(2016년 1월), 청담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현재) 등 굵직한 용역을 수행했다. 사회적기업 중 최초로 특수경비업 인증을 받은 건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특수경비업이란 공항ㆍ항만ㆍ발전소를 비롯한 국가중요시설 · 방위산업체 등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 허가를 득해야 영위할 수 있다는 건데, 그만큼 파견인력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김승모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습니다. 처음 창업했을 땐 어떤 인력파견도 수주하지 못했어요. 여성, 고령자, 장애인을 어떻게 받느냐는 편견에도 시달렸죠. 그럴수록 직무교육에 신경을 썼습니다.” 위드플러스시스템은 창업 초기부터 원칙을 지켰다. 경비원은 경비업법에 지정된 교육수료자만 배치했다. 미화, 시설관리 등 파견 직원도 월별 1시간씩 교육했다.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나니, 현장에선 신뢰가 쌓였다. 매출도 따라왔다. 2016년 2억원이던 위드플러스시스템의 매출액은 지난해 20억원가량으로 훌쩍 늘었다. 올해엔 6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용인력도 230명에 육박한다. 김 대표가 “우린 사람이 아닌 신뢰를 파견한다”고 자부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그가 원칙을 고수하는 데만 열중한 건 아니다. 발품을 팔면서 현장을 다녔고, 명절이면 직원들에게 꼭 좋은 선물을 보냈다. 정작 스스로는 “별것 아니다”면서 손사래를 치지만, 김 대표의 ‘나눔경영’은 벤치마킹할 만하다. 그는 물품 하나를 구입할 때에도 사회적기업 생산물품을 우선 구매한다. 그런 행동 하나가 이윤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함께…’ 김 대표의 경영철학인 셈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