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특약
A기업과 B기업, 당신의 선택은

공공기관 우선구매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공공기관 우선구매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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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업이 있습니다. 제조업체입니다. 생산한 제품은 시장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품질도 좋고, 값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청업체를 쥐어짰고, 디자인은 작은 기업의 아이디어를 몰래 썼습니다. 실적이 승승장구하니 경영진은 웃지만, 직원들은 왠지 울상입니다. 격무에 시달릴 때가 많고 버는 몫 대부분을 경영진이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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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기업이 있습니다. 제조업체입니다. 생산한 제품은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익숙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도 별로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B기업은 사회적경제 조직입니다. 사장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해 합리적인 임금을 주려 애씁니다.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친환경 요소도 고려하다 보니 제작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이익을 이윤으로 삼는 것도 아닙니다. 이익을 일정 수준보다 많이 거두면 지역사회에 환원합니다. 

자! 당신이 공공기관의 구매담당자라면 어떤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겠습니까. 많은 담당자가 A기업을 선택할 겁니다. 그래야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고, 뒤탈도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B기업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공공기관의 구매는 B기업에 취약계층의 인건비를 보조하는 데 큰 힘을 줄 겁니다. ‘공공기관 판매’란 실적은 민간시장으로 진입하는 디딤돌 역할도 할 겁니다.

이를 발판으로 B기업이 성장을 거듭하면 A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더 많은 취약계층이 고용되고, 지역사회엔 더 많은 이윤이 환원될 게 분명합니다. 당장의 효율성이야 A기업만 못하더라도 장기비전은 훈훈하겠네요. 공공기관 우선구매의 놀라운 나비효과입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윤기영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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