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클라우드 시대

바야흐로 ‘멀티클라우드’ 시대다.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단점은 극복하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게 화두로 떠올랐다. 변화에 예민한 기업들은 벌써부터 멀티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 긍정적인 변화는 아니다. 일부에겐 혁신이지만, 일부에겐 또다른 과제일 수 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섣부르게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했다간 역효과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스쿠프(The SCOOP)와 가트너가 멀티클라우드 시대를 조명해봤다. 

멀티클라우드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멀티클라우드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클라우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 여부를 디지털 혁신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클라우드의 장점이 뚜렷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장소에 국한하지 않고 어디서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서버를 구축할 필요도 없다. 필요한 만큼 데이터저장공간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고,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데이터분석 솔루션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클라우드도 숱한 리스크를 갖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보안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대형 CSP는 해킹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의 대형 금융지주사 캐피탈원이 지난 7월 해킹 피해를 입은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에선 CSP의 공개형(퍼블릭) 클라우드 대신 폐쇄형(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면 보안 유지가 수월하다고 주장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클라우드의 한계 탓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게 ‘멀티클라우드’다. 멀티클라우드는 2곳 이상의 CSP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한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 앱(애플리케이션) 등이 AWS와 애저에서 모두 실행된다는 거다. 이때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합하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멀티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업체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만 썼을 때 닥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멀티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리스크를 보완하는 데만 있지 않다. 각각의 CSP가 제공하는 기능과 솔루션을 활용하면 데이터관리ㆍ분석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금전적ㆍ시간적 비용을 최적화하기에도 수월하다. 

실제로 이미 많은 기업들은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최근 가트너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628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80%에 달했다. 이미 멀티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다. 

다만, 멀티클라우드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쫓아선 안 된다. 각각의 기업과 서비스에 맞는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멀티클라우드 방식이 더 적합할지”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한 뒤에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데이터관리와 분석을 담당하는 리더들은 멀티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무엇을 어떻게 고민해야 할까. 가트너의 네가지 조언을 들어보자. 

첫째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두곳의 CSP로부터 퍼블릭 클라우드를 공급받는다고 가정해보자. 각각의 CSP마다 지원하는 클라우드 환경과 서비스가 다르다. 그중에서도 사업모델에 가장 적합한 클라우드가 있게 마련이다. 데이터분석 리더는 각각의 클라우드가 사업모델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이해하고 선택해야 한다. 

두번째는 ‘데이터 통합전략’이다. 기업이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면 데이터가 분산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데이터관리ㆍ분석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분산된 데이터를 다시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데이터분석 리더는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된 이후의 데이터를 멀티클라우드에 통합하는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규모가 커지고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데이터를 통합하는 과정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한 클라우드 내’ ‘서로 다른 클라우드 간’ ‘클라우드와 기업 내 서버’ 등 데이터 통합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많다.

그 때문에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일종의 ‘토폴로지’(위상적 성질ㆍ도형 및 공간을 변형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기하학)를 마련해놓는 것도 좋다.

세번째는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의 거버넌스’다. 기존 데이터 관리 거버넌스와 멀티클라우드와 관련한 거버넌스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거버넌스를 개선할 계획 없이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한다면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멀티클라우드 환경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점이다. 사실 이는 CSP의 제품 관리자나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제공업체(MSP)의 역할이다. 다만, 모든 기업이 동일한 CSP의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면 관리가 쉽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그 때문에 기업은 관리자가 사업 모델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클라우드를 넘어 이젠 멀티클라우드의 시대다.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데이터관리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에도 용이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숱한 장점들도 꼼꼼히 준비해야 누릴 수 있다. 
아담 론탈 가트너 선임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정리=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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