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2] 알뜰하지 않은 알뜰폰

통신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떠오른 MVNO(이동통신재판매)폰. 망 설치비용과 개발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MVNO폰의 이름을 ‘알뜰폰’으로 바꿨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저렴하다’는 알뜰폰의 개념이 퇴색하고 있다. LTE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다.

▲ 알뜰폰의 LTE요금이 기존 이통사의 LTE요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알뜰폰은 2011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가입자 수는 90만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동통신시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알뜰폰의 원래 이름은 MVNO폰(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이동통신재판매)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망 설치비와 개발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기존 이통사에 비해 기본료•통화료가 20~30% 저렴하다. 그중 에넥스텔레콤•CJ헬로비전•온세텔레콤•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 7~8개 업체가 활발히 영업 중이다.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대형마트도 많다. 홈플러스는 8월 21일 KT와 손잡고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9월 18일 SK텔레콤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마트는 2013년 초부터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알뜰폰 사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업계는 여세를 몰아 롱텀에볼루션(LTE) 사업에도 진출했다. 사실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3사는 알뜰폰 사업자의 LTE 진출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올 7월 30일 “알뜰폰 사업자에게 LTE 망을 도매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업의 물꼬가 터졌다.

SK텔레콤이 방향을 선회하자 KT와 LG유플러스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LTE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KT의 움직임이 빨랐다. 9월 초, 국내 1•2위 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CJ헬로비전과 계약을 맺고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LTE서비스가 결코 알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의 LTE 요금은 KT와 거의 동일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통3사도 LTE서비스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다. 망 투자비가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자의 LTE 이용대가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알뜰폰 사업자가 LTE를 서비스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차별화의 실패사례라는 목소리도 높다. 알뜰폰을 팔겠다고 나선 대형마트가 ‘알뜰한 LTE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신세계 경영전략실 관계자는 “아직 MOU 단계고 정식서비스개통까지는 몇 달 간 시간이 있다”며 “그동안 LTE서비스와 관련해 저렴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충분히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알뜰폰 업계에선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LTE망은 오픈된 상태지만 LTE폰과 관련한 정식 론칭은 10월 중 홈쇼핑방송을 통해 공식적으로 할 것”이라며 “단말기 요금을 할인하는 등 상품구성을 차별화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LTE서비스의 기본료를 인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TE가입자에게 CJ그룹 콘텐트를 활용한 혜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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