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의 계보」
혐한의 뿌리를 찾아서

넷우익 중심의 일본 미디어가 한국 때리기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넷우익 중심의 일본 미디어가 한국 때리기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올 한해 한일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등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으나, 깊게 팬 감정의 골은 여전하다. 국내에서의 반일 감정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고 불매운동도 뜨거웠다. 일본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미디어를 통해 체감하는 일본 내 혐한嫌韓 감정 또한 무겁고 냉랭하기만 하다. 

‘혐한’이란 용어는 어떻게 시작되고 이어져 온 걸까. 신간 「혐한의 계보」는 혐한 인식의 시작, 혐한 담론의 출현, 정치화하고 있는 혐한까지 그 계보를 알아본다. 혐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노윤선은 혐한의 사고방식은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일본 내 문화와 결합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주입됐는지 짚어낸다. 

일본의 미디어와 대중사회는 혐한 시대를 만들고 있다. 일부 넷우익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의 한국 때리기 현상도 빈번해졌다. 사람들은 온ㆍ오프라인에서 생산되는 혐한 콘텐트를 그대로 접하는 중이다. 또한 일본은 지금 국내 혹은 국제정치에서의 도구로 혐한을 이용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현실들을 살피며 그 기저까지 깊이 파고든다. 1990년 초반의 혐한 태동기부터 2002년 월드컵 이후 본격화된 시기, 미디어적 전개, 넷우익과 거리 시위로의 확산, 매시기 혐한의 변곡점이 무엇이고 이것을 주도한 인물과 책은 무엇인지 등 혐한 역사의 계보를 차근히 따라간다. 

또 우경문학이 과거 역사의 구체적 배경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의 민족성만 재평가하면서 일본 재건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우려한다. 저자는 “이는 독자들에게 왜곡된 민족주의 의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야마노 샤린의 「만화 혐한류」를 비롯해 소설 「반딧불이의 무덤」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 등의 베스트셀러들을 세밀히 분석한다. 이런 작품들이 널리 읽히는 현상 자체가 가족애와 결합된 애국정신의 전형적인 퍼포먼스이며, 혐한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강화돼 가는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증언으로 한일 간 역사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혐한을 시기적으로 정리한다. 아울러 여론조사 결과, 출판물 분석, 주요 언론의 스탠스, 혐한 담론을 이끌거나 그것에 반대하는 논객들의 지형도 등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현상들도 담고 있다. 

제1부에서는 ‘혐한의 담론’을 좀 더 넓은 차원의 ‘혐오의 담론’ 속에서 살펴본다. 혐오라는 것이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 차원에서 어떻게 사회적 차원으로 옮겨갔는지를 서양철학ㆍ현대 윤리학ㆍ인류학 속 논의를 빌려 고찰한다. 또한 일본에서의 혐오 감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떤 특수한 맥락을 갖는지도 짚어본다. 제2부에서는 저자가 일본의 혐한과 혐한 문학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접근 방식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아울러 간토대지진과 동일본 대지진을 통해 바라본 혐한도 다룬다. 

세 가지 스토리 

「짓기와 거주하기」
리처드 세넷 지음|김영사 펴냄


고대 아테네에서 21세기 상하이上海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도시를 사유한다. 세계의 도시들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됐는지 돌아본다. 저자는 건축이 어떻게 사회를 분리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켰는지 살펴본다. 또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열린 도시에선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며, 기후 위기와 같은 위기도 더 잘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대한 영화2」
로저 에버트 지음|을유문화사 펴냄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2002년부터 발간된 「위대한 영화」 시리즈다. 그가 199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에 기고한, 영화사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리뷰 시리즈를 한데 모았다. 2권에선 ‘국가의 탄생(1915년)’ ‘스카페이스(1983년)’ ‘이웃집 토토로(1988년)’ 등 시대적 문제작부터 20세기 대표 애니메이션 작품을 아우른다.


「스탠퍼드는 명함을 돌리지 않는다」
라이언 다케시타 지음|인플루엔셜 펴냄  


인맥 쌓기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 명함을 돌리는 인맥 관리법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핀포인트 인간관계’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거다. 그가 스탠퍼드 유학 시절, 깨달은 인간관계 법칙과 구체적 실천법을 담은 것으로 성격에 관계 없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성공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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