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특약
부천교육사회적협동조합

땡땡땡! 교실 문이 열린다. 학생들에겐 시험 부담이 없다. 교육프로그램도 혁신적이다. 생태환경, 공정무역, 적정기술, 협동조합을 배운다. 필기 따윈 거추장스럽다. 토론이나 실습수업, 현장체험이 대부분이다. 사회적가치를 가르치는 부천교육사회적협동조합의 얘기다. 이 조합은 사회적경제가 정착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순희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가 정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순희 이사장은 “사회적경제가 정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경제의 기운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다. 정부와 시장의 한계를 딛을 대안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작지만 눈여겨볼 만한 성공사례도 발굴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 속 사회적경제는 아직 갈길이 멀다. 무엇보다 대중이 낯설어 한다. 돈과 성공의 논리만 추구하는 경쟁사회에서 살아온 탓일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사회적경제가 자랄 만한 토양을 갖추려면, 사회적경제를 익숙함으로 바꿀 교육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숱한 반론 앞에 가로막히게 마련이다. 이런 식이다. “성인도 낯설어 하는 개념을 학생에게 교육한다는 건 언감생심이다.”

한국의 교육현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 황폐한 곳이다. 하나의 잣대를 놓고 한줄로 세우는 획일적 교육이 여전하고, 정책마저도 권력자들의 입맛에 따라 뒤바뀌기 일쑤다. 우리 학생들은 명문대 진학과 고소득 전문직을 향한 굴레에 갇혀 있다.

이 때문에 “돈보다 사람이 먼저”란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학교에서 가르쳤다간 무슨 사달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선 부천교육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은 그 자체로 리스크가 높다. 2018년 2월 탄생한 이 협동조합은 지역 학생들에게 ‘사회적경제’를 흥미로운 방법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이 운영 중인 ‘사회적경제 분야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의 면면을 보자. ‘생태환경’ ‘공정무역’ ‘적정기술’ ‘협동조합’ 등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다. 토론이나 실습수업ㆍ현장체험 등 교육형태도 다양하다. 중학교의 자유학년제(한학기 동안 시험 부담 없이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해 지난해 2개 중학교 21개반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미래의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한다는 거창한 비전을 담은 게 아니다. 박순희 부천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사회적경제를 배우면 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시각을 갖출 수 있습니다. 가령 공정무역은 정치ㆍ사회ㆍ경제ㆍ윤리ㆍ지리 등 다양한 교과와 연계되는 사회이슈입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뒤 아이들이 뛰어들게 될 세상은 정해진 형식의 문제가 주어지지 않는 예측불허의 험난한 사회잖아요. 우리 교육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겠죠.”

부천교육사회적협동조합은 학생만 교육하는 게 아니다. 올해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도 벌였다. ‘방과후학교’ ‘마을교육공동체’ ‘지역교육’ ‘자유학년제’ ‘방과후돌봄’ ‘진로직업현장체험’ 등 미래사업 범위도 넓다. 박 이사장의 최근 고민거리는 교육철학과 방법론을 뚜렷하게 설정하는 거다. “이제 교육의 경계, 배우고 가르치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모든 곳이 학교가 되고 있죠. 우리 협동조합이 교육 발전의 좋은 파트너가 되길 희망합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