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일의 Art Talk | 회화작가 문혜자

여류 조각가로 이름을 떨쳤던 조각가 문혜자가 최근 ‘회화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나무가 주는 향기와 따스한 촉감에 빠진 문혜자는 대학시절부터 나무 조각을 했다. 문혜자만큼 목조작업을 많이 한 국내작가가 없을 정도로 나무 전문 조각가로 이름을 떨쳐왔다. 지금 그는 정년퇴임 후 회화작업에 몰두하며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 01. Music for Hymn to the immortal wind(1108)02. Music for Yearning(1205)
한정된 시간 동안 듣는 음악은 상황에 따라 달리 들린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감성의 변화’ 때문이다. 조각에 필요한 재료나 도구만으로 감성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꼈던 그는 끌과 망치 대신 ‘붓’을 들기 시작했다. 대학시절부터 즐겨 듣던 음악은 하나의 작품 모티브와 소재가 됐다. 그가 들었던 음악은 그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문혜자는 고전음악에 심취했을 정도로 음악적 조예가 깊다. 2000년부터는 자유분방하면서도 감정에 충실한 전위적 음악과 재즈음악에 빠졌다. 마치 조각가에서 회화작가로 변신을 꾀한 것처럼 음악적 취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요즘 미술교육은 음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음악적 감성 표출과 함께 시각적 표현의 두 가지가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문혜자는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폭넓은 분야의 음악을 감상한다. 전문가 수준의 위치에 올랐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는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의 전위적인 교향곡 등을 감상한다. 그로부터 느낀 폭발적인 에너지는 ‘시각적(회화) 언어’로 승화시킨다.

▲ 03. A singer bjork(0802)04. Heartbreak Wonderland(0810)
그의 작품 명제는 ‘Harmonielehre’ ‘Composition’ ‘A Singer Bjork’ 등으로 Harmonielehre는 미국 작곡가 존 아담스의 1985년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몬드리안(네덜란드 화가)의 구성적 화법과 마티스(야수파)의 색상이 결합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Composition은 일종의 변주곡 같은 작품으로 자유로운 선과 다듬어지지 않은 면으로 채색된다. 또한 A Singer Bjork은 전자악기에서 하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색을 화려한 색상으로 담아내며, Heartbreak Wonderland는 카츠히코 마에다의 ‘World's End Girlfriend’의 신비한 음색을 표현한다. 작가는 음악을 통한 찰나의 순간이나 무의식적 상태의 감정이나 느낌 전달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는 계획된 드로잉을 하지 않는다. 불확실함을 신뢰하는 추상의 과정을 존중한다. 확실한 조형성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색상과 구성에 있어 ‘조형성’을 기본에 두려 한다. 작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나의 행위를 남기고 싶다 「작가 노트」

작가노트에서 말하듯 작가는 시시각각 변하는 리듬에 따른 감정 변화를 마티스(야수파)의 색상을 차용하듯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다. 또한 한 가지 보색과 두 가지 계열의 색깔이 규칙적으로 드러나는 독특한 회화적 표현은 즉흥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 속 그만의 따스한 회화적 감수성은 추상적 표현으로 드러나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김상일 문화전문기자 human3ksi @ naver.com

10월 2주 전시회

김인순 개인전 - 산의 소리

▲ <산의소리> 45*45cm,Oil on Canvas, 2012
생동감 있는 터치로 캔버스 위에 에너지를 담는 화가 김인순의 개인전이 9월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평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하나의 작품을 그릴 때마다 ‘생명의 움직임과 리듬을 찾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김인순은 푸른색과 산을 주제로 그녀만의 산수와 풍경 을 담아냈다.
우리의 산, 그 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번 작품들은 단순히 풍경을 묘사한 산수화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구레모토 토시마츠展

▲ <내가 아니야> 나무, 함석, 무델링페스트, 47*13.5cm, 2012
갤러리 담에서는 일본 오사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구레모토 토시마츠의 조각전을 10월 9일부터 18일까지 개최한다. 구레모토는 샐러리 맨으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고독과 괴로움을 묵묵히 이겨나가면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작업을 보여준다. 또한 작은 사람 형상의 얼굴에 서로 다른 눈을 그려 양면에서 볼 때 다른 얼굴을 볼 수 있게 하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구레모토 토시마츠는 오오사카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열아홉번째 전시로 이번 전시에는 「내가 아니야」 「신호를 기다리다」 「포기하지 않는 남자」, 「겨우 보이다」를 비롯하여 신작 17여 점을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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