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 10개나 있지만 아직까진 그뿐이오
유니콘 기업 10개나 있지만 아직까진 그뿐이오
  • 김다린 기자
  • 호수 371
  • 승인 2020.01.0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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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니콘 기업 현주소

한국엔 유니콘 기업이 10개나 있다. 숫자로 따지면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유니콘 기업의 잇따른 탄생은 우리 경제에 반가운 일이다. 1조원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인 만큼 여러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개의 기업의 면면을 보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의문이 든다. 자본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국 유니콘 기업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봤다. 

한국 유니콘 기업 중에 국내 증시 상장을 고려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사진은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하는 알리바바.[사진=뉴시스]
한국 유니콘 기업 중에 국내 증시 상장을 고려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사진은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하는 알리바바.[사진=뉴시스]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설립된 지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의 정의다. 신생기업이 상장도 하지 않고 1조원의 가치를 평가받는 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단 이유로 ‘유니콘’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국엔 이런 기업이 10개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유니콘 기업 리스트를 보면, 위메프ㆍ옐로모바일ㆍ쿠팡ㆍ엘앤피코스메틱ㆍGP클럽ㆍ비바리퍼블리카ㆍ야놀자ㆍ크래프톤ㆍ무신사ㆍ에이프로젠 등의 이름이 올라있다. 보유 숫자만 따지면 미국(210개), 중국(102개), 영국(22개), 인도(18개), 독일(11개)에 이른 세계 6번째다. 프랑스(5개), 일본(3개)보다 많다. 이름만 대도 놀랄 만한 큰손들이 한국 스타트업의 비전에 막대한 돈을 거리낌 없이 베팅한 덕분이다.

쿠팡의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알려져 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크래프톤은 중국 텐센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유명 벤처캐피털(VC)의 자금이 유입돼 있는 기업도 많다. 

정부는 2022년까지 이런 기업을 20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뻔하지만 좋은 구상이다. 유니콘 기업은 많을수록 국가 경제에 이롭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회사인 만큼 당연히 고용이 많을 테고, 젊은 기업의 새로운 혁신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 유니콘 기업 특유의 ‘생태계 선순환’도 가능하다. “투자 받아 성장해 1조원 기업가치 창출→투자사 이익 실현해 다른 스타트업에 재투자→후속 유니콘 기업 발굴.”

이런 선순환의 대표 사례가 있다. ‘FAANG(페이스북ㆍ아마존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의 뒤를 이은 테크 유니콘 기업 ‘PULPS(핀터레스트ㆍ우버ㆍ리프트ㆍ팰런티어ㆍ슬랙)’의 4개 기업이 2019년 상반기 잇달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이들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력이 됐다.

하지만 한국 유니콘 생태계에도 이런 순환구조가 형성될지는 미지수다. 10개의 유니콘 중 국내 증시 상장을 공언해온 건 옐로모바일뿐이다. 이마저도 시점이 불투명하다. “빠르게 불린 덩치에 비해 매년 손실은 늘고, 뚜렷한 효자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시장의 분석 때문이다.

10개 유니콘이 뛰노는 곳

실제로 한국 유니콘 기업을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시선은 둘로 나뉜다. 혁신기업이란 찬사도 있지만, 경쟁 심화와 수익성 부재를 이유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쪽도 있다. 10개의 유니콘 기업 중 2018년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곳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건 회의론을 부추기는 근거다.

반면 ‘쿠팡(6년째 적자 누적)’ ‘위메프(8년째 적자 누적)’ ‘비바리퍼블리카(4년째 적자 누적)’ ‘야놀자(4년째 적자 누적)’ 등 이름값 높은 기업은 수년째 적자를 쌓아 재무 상태가 열악하다. 옐로모바일은 5년간 단 한차례만 연간 흑자(2017년)를 달성했다.
 
이 때문에 제값을 받고 상장 문턱을 넘긴 어려울 거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국의 한 유니콘 기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건 아니지만 상장 추진을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유명 VC의 후속투자로 유니콘으로 등극하긴 했지만, 이 가치를 공모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 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계획된 적자론’을 펼친다. 유니콘의 시초인 미국 아마존의 사례 때문이다. 1994년 온라인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처음 흑자를 달성한 건 창업 8년 만인 2002년이었다. 그간 매출 성장세를 이루긴 했지만 물류센터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탓에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마존과 한국 유니콘 기업의 적자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어렵다. 아마존은 적자를 내던 1997년에 상장했고, 한때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할 만큼 성장했다. 유니콘 기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은 이처럼 상장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중엔 위워크처럼 냉혹한 평가를 받고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좌초하는 기업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을 겪어야만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지고 들 수 있다고 꼬집는다. 

실제로 국산 유니콘 기업 경쟁력의 실체는 뚜렷하지 않다.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을 보면 대부분 플랫폼 비즈니스를 꾀하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때까진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수익을 내는 시점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익을 내고 있는 크래프톤 역시 흥행이 뒷받침되는 신작을 꾸준히 출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화장품 기업인 엘앤피코스메틱, GP클럽 등은 수출 악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상장, 기업가치 증명의 기회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당분간 한국 유니콘의 진짜 실력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거나 해외 업체와 인수ㆍ합병(M&A)에 나서는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단적인 예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 상장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다. 2018년 12월 한국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록됐지만 인수 이후엔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M&A로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고, 해외사업 확장의 발판도 생겼지만 우리 경제가 어떤 과실을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엔 10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지만 아직까진 그뿐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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