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通通 테크라이프] 블록체인 기반 차량공급망

중고차는 가격이 아닌 신뢰로 사야 한다. 소비자가 중고차의 정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저렴한 중고차를 샀다가 날벼락을 맞은 소비자가 많은 이유다. 최근 유럽의 차량물류 공급컨소시엄 ‘빈투라스’가 소비자의 주목을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의 이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망’을 블록체인을 통해 개발했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 IBM이 빈투라스가 허위 자동차 매물을 솎아낸 비결을 분석했다. 

블록체인으로 차량 물류 산업에서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으로 차량 물류 산업에서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은 중고차의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시기다. 연식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기 전에 차를 처분하려는 판매자가 연말에 집중돼서다. 신차 할인프로모션이 겨울철에 많다는 점도 중고차의 공급량이 증가하는 요인이다. ‘중고차를 사려면 연말에 구입해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중고차 시장엔 허위매물이 수두룩하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소비자가 차의 과거를 알 수 없어서다. 판매자가 침수차량인지, 사고차량인지, 부품의 상태가 어떤지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소비자는 ‘까막눈’이 될 수밖에 없다.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다.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워 불량품이나 허위매물이 많다는 거다. [※ 참고: 레몬마켓은 시고 맛없는 레몬만 있는 시장처럼 저급품만 유통되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차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반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차량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어떤 소유자를 거쳤는지, 어떻게 유통됐는지 등 ‘정보의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중고차 허위매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를 구현해낸 업체는 이미 존재한다. 유럽의 차량물류 공급컨소시엄 ‘빈투라스(Vinturas)’다. 이 회사는 서류로 이뤄지던 차량물류 산업과정을 디지털 차량공급망(추적 에코시스템)으로 바꿔 허위매물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빈투라스가 선택한 건 IBM의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형태로 연결하는 기술로 디지털 차량공급망을 개발한 것이다.
 

‘추적 에코시스템’으로 명명된 이 디지털 차량공급망은 신차가 운송·소유·관리를 거쳐 중고차가 될 때까지의 모든 정보를 저장한다. 각각의 자동차는 차량식별번호(VIN)로 기록돼 정보가 유지·보관된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기록을 임의로 수정할 수 없어 판매자가 차량정보를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추적 에코시스템을 통해 저장되는 정보는 크게 네가지다.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딜러로 이동하는 동안 차량의 정확한 위치 ▲딜러에게 차량이 도착하는 예상시간 ▲딜러에게 배송된 차량의 배송 증명서 ▲공급 체인에서 수집된 디지털 서류정보다. 

이렇게 확보한 차량정보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제조업체는 차량운송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운송 중 자동차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파손시점이나 파손부품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다. 당연히 비슷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어 손실발생률도 떨어뜨리는 게 가능하다. 

판매자와 소비자에게도 이점이 있다. 판매자는 차량재고를 정확하면서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주문차량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받아볼 수 있는지를 쉽게 확인 가능하다. 차량공급망에 모든 자동차의 이력이 기록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중고차 거래에서 ‘신뢰감’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플랫폼은 이처럼 중고차의 허위매물 문제를 해결해낼 것이다. 정확하면서도 투명한 ‘망’을 만들어낸 블록체인의 힘이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도움말 | 한국IBM 소셜 담당팀 blog.naver.com/ibm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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