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끝났다고 했나… TV의 ‘팔색조 변신’ 
누가 끝났다고 했나… TV의 ‘팔색조 변신’ 
  • 고준영 기자
  • 호수 372
  • 승인 2020.01.15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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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흥미로운 변화

롤러블TV, 세로형TV, 벽밀착형TV…. TV제조사들이 다양한 형태의 TV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뽐내기 위한 TV가 아니다. TV가 진화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TV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TV의 흥미로운 변화를 살펴봤다. 

TV제조사들이 다양한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TV를 선보였다.[사진=연합뉴스]
TV제조사들이 다양한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TV를 선보였다.[사진=연합뉴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화질로 감상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한 물음은 지금까지 TV시장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이다. 브라운관에서 PDP(플라즈마표시패널)와 LCD(액정표시장치), 또다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진화해온 과정 역시 더 나은 화질의 TV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QLED냐 OLED냐” “누가 진짜 8K냐”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느 TV의 화질이 더 좋은지 따져보자는 건데, 그만큼 화질이 TV의 성능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는 소리다. 

최근 이런 TV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TV제조사들이 화질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특징을 내세운 TV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건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형태)의 변신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LG전자의 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ㆍRollable)TV다.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OLED 패널의 특징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평소엔 기다란 박스에 돌돌 말려 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영화를 볼 때나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서로 다른 비율만큼만 꺼내놓고 볼 수 있는 식이다. 일부 화면만 펼쳐서 시간ㆍ날짜 등의 정보만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는 2019년 열린 세계 최대 ITㆍ가전박람회 CES 2019에선 TV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펴지는 ‘롤업’ 방식을, 올해 CES 2020에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형태의 롤러블TV를 공개했다. ‘벽 밀착형TV’도 CES 2020에서 LG전자가 새롭게 공개한 TV다. TV 내부와 뒷면의 디자인을 뜯어고쳐 벽에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게 디자인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TV시장 1인자 삼성전자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2019년 휴대전화처럼 세로로 긴 형태의 ‘세로형TV’를 선보였는가 하면 올해엔 TV의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한 제품을 공개했다. 그밖에 LG디스플레이의 ‘크리스탈 사운드 OLED(CSOㆍ스피커 기능이 담긴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 TV를 내놓는 곳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TV제조사들이 폼팩터만 바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콘텐트를 최적화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도 덧붙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영화ㆍ음악ㆍ스포츠 등 각각의 콘텐트에 걸맞은 화면ㆍ사운드로 조정해주는 AI프로세서를 TV에 탑재하고 있는 건 단적인 예다. LG전자는 최적의 게임 환경을 위해 세계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기업 엔비디아의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런 폼팩터 변화와 혁신 기술의 융합이 의미하는 바는 작지 않다. 그만큼 TV시장을 둘러싼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라서다. 업계 관계자는 “몇해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ㆍ태블릿PC 등의 등장으로 TV시장이 죽을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TV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면서 “이는 TV시장의 생태계가 달라지면서 TV의 역할과 기능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폼팩터ㆍ기능 등 TV의 색다른 진화가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이유는 콘텐트의 다양화다. 넷플릭스ㆍ디즈니플러스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열리면서 홈시네마를 구축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세로형TV 역시 최근 모바일로 제작된 영상콘텐트가 늘어난 것을 겨냥한 제품이다. 업계에선 “배타적인 서비스 운영으로 유명한 애플이 최근 다른 제조사의 TV에 애플TV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그만큼 TV콘텐트 시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콘텐트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세로형TV를 출시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모바일 콘텐트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세로형TV를 출시했다.[사진=연합뉴스]

TV가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TV의 진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을 제외하면 TV는 가전과 가전, 나아가 IT기기를 잇는 하나의 중요한 허브”라면서 “TV 폼팩터에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 IT산업에서 TV의 위상이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TV가 업종간 기술 융합의 매개체로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업계에선 “TV의 변화는 모바일이 거쳐온 변화의 길을 쫓고 있다”면서 “주춤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의 뒤를 이어 TV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TV의 변화를 단순하게 볼 게 아니다. 여기엔 시장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기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담겨 있다. TV의 변화가 흥미로운 이유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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