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벤더 고르는 법

오늘날의 기업들은 수많은 협력업체(Vendor)와 협업관계를 맺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전문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사회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은 말할 필요도 없다. AI기술과 솔루션,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숱하게 많다. 문제는 기업 입장에선 어떤 AI벤더와 손을 잡아야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가트너가 효율적인 AI벤더를 고르는 비법을 소개했다.

AI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어떤 협력업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곳이 많다.[사진=연합뉴스]
AI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어떤 협력업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곳이 많다.[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미래사회의 핵심기술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AI가 어디서 어떻게 쓰이고, 어떤 기술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AI 관련 기술과 솔루션은 숱하게 많은 데다 복잡하다. 

가령, B기업이 AI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B기업은 AI기술이나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공급해줄 업체(벤더ㆍVendor)를 먼저 찾을 것이다. 문제는 AI벤더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19년 가트너가 ‘AI 및 머신러닝 개발전략’을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들은 “AI벤더들의 기술과 서비스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기업들이 AI벤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덴 이유가 있다. 표준화된 AI기술이 없어서다. 쉽게 말해, 각각의 벤더가 갖고 있는 AI기술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AI기술이 필요한 기업들은 어떤 기준으로 AI벤더를 찾아야 할까. 가트너가 제시하는 답은 간단하다. “AI기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AI가 필요한 사업에서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를 따져보라.” 이 말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자. 

앞서 말했듯 AI벤더가 제시하는 기술은 사업의 니즈(요구)에 맞춰야 한다. AI기술이 필요한 이유와 한계 등을 현장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거다. 둘째, AI벤더 한두 곳으로 AI기반을 만들 계획을 세워선 안 된다. 단일한 플랫폼, 단일한 벤더를 통해 서비스를 표준화하거나 통합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어떤 AI벤더도 AI 관련 모든 요구를 들어주진 못하기 때문이다.

셋째, AI기술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여겨선 곤란하다. AI 기술은 진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어제 잘나갔던 기술이 오늘은 외면 받을 수 있고, 그 반대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AI기술은 특정한 사례, 정해진 기간에만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AI벤더를 여러곳 둬야 한다는 두번째 전제로 이어진다. 

물론 이 세가지 기준을 모두 수용한다고 해서 AI벤더를 잘 고를 수 있는 건 아니다. AI벤더를 고르고, AI플랫폼을 구축하려면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게 이보다 훨씬 더 많다. 그렇다면 AI벤더 선별법을 다른 각도에서 알아보자.

기대와 두려움부터 버려야

먼저 AI의 효과를 과하게 기대하면 안 된다. AI벤더를 고를 때 기대감은 성급한 결정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언급했듯 고객사의 요구를 100% 실현해줄 수 있는 벤더는 없다. 이에 따라 AI를 향한 과한 기대감을 접고, AI를 통해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 

그다음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AI벤더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적용할지 구상해봐야 한다. 이를테면 AI벤더의 기술이 실제 어떤 기능으로 구현될지 봐야 한다는 건데, 전문용어로 ‘유스케이스(Use case)’라고 한다.

이런 유스케이스가 구체적으로 그려지면 이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과 기술이 무엇인지, 다른 기업의 사업모델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유스케이스를 구상했다면, 수많은 AI벤더 중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선별하는 게 쉬워진다.


실제로 AI벤더의 수와 종류는 생각보다 많다. 범위를 넓혀보면 ▲AI컨설팅 및 서비스공급업체 ▲AI플랫폼 공급업체 ▲AI핵심기술 및 인프라 공급업체로 나뉜다. [※참고 : AI플랫폼 공급업체는 주로 플랫폼만 제공하기 때문에 아래 설명에선 제외한다. 다만, 단순히 플랫폼만 판매하던 이들 업체 역시 최근엔 플랫폼 구축과 관련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AI컨설팅 및 서비스 공급업체의 장점은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AI플랫폼, 서비스 등을 한번에 제공받을 수 있어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보다 처리속도가 빠르다.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단일업체가 많은 걸 하다보니, 솔루션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원하는 특정 유스케이스에 적합한 솔루션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AI 핵심기술 및 인프라 공급업체의 장점은 기술과 기반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머신러닝ㆍ컴퓨팅 인프라ㆍ자연어처리(NLP)ㆍ로봇 및 센서 등이다. AI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거나, 차별화를 꾀하고 싶은 기업에 좋다. 기업에서 이미 AI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때에도 AI 핵심기술 및 인프라 공급업체와 손을 잡는 게 효율적이다. 

종합해보면, AI벤더를 선택할 때 중요한 건 예상과 결과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벤더들이 AI결과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AI벤더를 구하는 기업들은 AI기술을 통해 무엇을 구현하고 싶은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난해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벤더를 구할 수 있다.
짐 헤어 가트너 리서치담당 부사장 | 더스쿠프
정리=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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