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 특약
예비사회적기업 카툰캠퍼스

‘오래된 것을 오래되지 않은 것처럼…’ 문화유산이 오래 빛을 발하려면 필요한 작업이다. 문화재형 예비사회적기업 카툰캠퍼스가 관심을 두는 일이기도 하다. 카툰캠퍼스는 우리 주위의 무형 문화유산들을 다양한 도구로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 낡은 문화에 스토리를 입히는 것도 주된 일이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히지 않고 빛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카툰캠퍼스는 무형 문화유산이 잊히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사진=카툰캠퍼스 제공]
카툰캠퍼스는 무형 문화유산이 잊히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사진=카툰캠퍼스 제공]

1986년 출간된 소설 「원미동 사람들」은 양귀자 작가가 직접 살았던 부천시 원미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원미동 옆 소사동은 일제강점기 정지용 시인이 3년간 머물며 침묵으로 저항했던 곳이다. 도시의 골목에는 이렇게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잊히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재형 예비사회적기업 카툰캠퍼스다. 

카툰캠퍼스는 2018년 부천문화재단과 협업해 ‘어슬렁 부천 인문로드’ 프로그램을 기획ㆍ개발ㆍ운영했다. 변영로ㆍ정지용ㆍ양귀자 등 부천을 기반으로 생을 일궜던 인물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그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유산 트레킹인 셈이다.

부천뿐만 아니라 ‘광화문에서 심우창까지’ ‘청계천에서 중명전까지’ 등 시민들과 곳곳을 함께 걸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주 변영로 VR 문학관 건립 프로젝트’ ‘인천 개항장 VR 프로젝트’ 등도 기획·운영했다. 

걸어온 길에서 짐작할 수 있듯 카툰캠퍼스의 목표는 문화적 자산을 스토리텔링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 문화를 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에게 스토리 전달 방식도  모바일 앱이나 VR(가상현실ㆍVirtual Reality) 등으로 흥미롭게 바꿨다. 카툰캠퍼스를 이끄는 조희윤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하는 일은 무형의 자산을 유형화하는 작업이에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지만 여러 실험적 활동을 하면서 성과를 축적해가고 있습니다.” 

공공의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을 카툰캠퍼스가 해온 셈이다. 그래서 지난해 문화재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게 카툰캠퍼스로선 의미가 크다. “문화산업은 민관 협력이 중요해요. 민간은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하고 관은 확산 보급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민관 프로젝트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저희가 꾸준히 해온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인정받은 것이기에 소중해요. 앞으로 활동도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카툰캠퍼스의 활동은 한가지만이 아니다. 조 대표가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왔던 카툰(Cartoon)을 매개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참여자는 어린이부터 청년층, 어르신까지 아우른다. 특히 70~80대 어르신과 함께한 ‘시니어 만화창작학교’는 ‘만화 자서전’이란 알찬 열매도 맺었다. 어르신들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만화로 직접 그린 특별한 자서전이 세상에 나온 셈이다. 

하지만 카툰캠퍼스에도 고민은 있다. 하는 일들이 사회적 가치와 맞닿아 있다 보니,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조 대표가 “제가 풀어야죠”라면서 미소를 머금었다. “카툰캠퍼스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해요. 그게 앞으로 우리의 과제죠.”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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