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명한 투자전략

2020년에도 투자시장을 괴롭힐 악재가 수두룩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전쟁 가능성,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미중 2단계 무역협상 등 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투자자에겐 올해도 혹독한 한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에게 올해 투자전략을 물었다.

올해 투자환경도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을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올해 투자환경 역시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서다. 매년 투자시장을 예측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망을 내놓기 무서울 정도로 시장의 변화가 심하다.

이런 시기엔 흔히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옳은 말이긴 하지만 마냥 손놓고 지켜볼 수도 없다. 시장을 흔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언제나 투자자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20년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우선 글로벌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자. 2018년 이후 글로벌 투자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미중 무역전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미중 양국이 지난 16일 1단계 무역협상에 서명을 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연초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여파에 출렁였다. 여기에 1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브렉시트는 결정됐지만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는데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사태의 장기화, 미국과 EU의 관세전쟁 가능성 등도 불안요인이긴 마찬가지다.

2단계 협상에 돌입한 미중 무역협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1단계 합의에서 빠진 핵심 쟁점을 두고 미중 양국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시장에서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을 알맹이가 빠진 휴전협정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미국을 향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중동사태 등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제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치러질 재선을 위해서도 현재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시끄러운 국제 정세에도 미국의 투자 메리트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기업 중 꾸준한 배당이 이뤄진 가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전히 매력적인 美 투자시장


물론 앞서 언급한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안전자산은 단연 금이다.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소식에 국제 금가격이 장중 트로이온스(31.1035g)당 16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안전자산인 금 펀드 등에 분산투자해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년간 해외투자처로 각광 받았던 신흥국 투자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신흥국 성장을 이끌었던 중국경제의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글로벌 성장엔진으로 불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이 2018년 2분기 8.0%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 4.5%까지 떨어질 정도로 빠르게 식고 있다. 신흥국 투자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투자시장도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미중 무역협상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국내 투자시장의 전망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시장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 더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면 제약·바이오 관련주 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주식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다. 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을 때는 우량기업도 높은 공모가를 받기 쉽지 않아서다. IPO가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부동산 투자 타이밍 아냐


2020년도 부동산 투자 타이밍은 아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서다. 정부는 올해도 규제 일변도 정책을 고수할 공산이 크다. 혹자는 “정책은 절대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반박한다. 주택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의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걸 감안하면 부동산 투자는 전망이 밝지 않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와 보유세 인상, 대출규제, 주택 구입자금 출처조사 등이 부동산 투자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도 투자시장의 시계는 제로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럴 땐 공격보다는 안정적인 방어가 나을 수 있다.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시장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수익의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건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시장이 어지러워질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 ygirim@naver.com더스쿠프
정리=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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