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영원히

➊김채린, 그로부터 비롯된 Landscaping, Modeling and Diorama_sponge, cork, 91×61×135㎝, 2019년 
➋김채린, 팔베개, plaster, dragon skin silicon, eco-flex silicon, 32×36×46㎝, 2019년 ➌이지연, No.109-4, 캔버스에 아크릴, 스프레이, Oil and spray on canvas, 65×91㎝, 2017년

예술가들이 작품에 담아내는 ‘찰나’는 특별하다. 단순히 순간을 포착해 보존하기 위함이 아니다. 어떤 상황과 순간의 감각이 기억으로 만들어지는 찰나를 작가 특유의 표현기법으로 재현해 색다른 순간으로 만든다.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하는 ‘눈 깜짝할 새(In a Flash)’전은 다섯 명의 젊은 예술가를 초대해 우리 주변의 모습들과 참신한 발상이 더해진 미적 순간들을 살펴본다. 참여 작가들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여러 순간들을 회화ㆍ드로잉ㆍ조각ㆍ웹이미지 등을 활용해 담아낸다. 

다양한 매체의 증가로 현재를 기억하고 포착하기 위한 표현 방식 또한 풍부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포착하는 특정한 ‘모먼트’로부터 이를 표현하는 방식과 매체, 각자가 발전시키는 예술적 방안들에 초점을 둔다. 

김채린은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감각에 주목한다. 표면의 질감과 조각적 형태를 허물어 평소 익숙하게 마주하는 소품들을 낯설게 변화시킨다. 겉으로 보이는 작품 표면의 질감과 실제 만졌을 때 다르게 느껴지는 시각적ㆍ촉각적 경험 사이에서 관람객은 찰나의 ‘이질감’을 체험할 수 있다. 

❹이동훈, 화병, 나무에 아크릴, 약 53×53×78㎝, 2019년 ❺백경호, 두 머리, 캔버스에 오일, 패브릭, 162.2×130.3㎝, 지름 55㎝, 2016년 ❻최하늘, Qculpture group, Clean. version, 가변 크기, 2019년 

백경호는 잠재된 무의식과 유년의 감정 혹은 심상을 환기시켜 통제되지 않은 ‘흔적’들을 작품에 담는다. 무의식에서 수집한 기존 심상이나 이미지를 회화의 물성으로 재현하면서 추상적인 도형, 색, 표현력 등과 관계를 만들어 흔적의 조각들로 화면을 채운다.  

이동훈은 나무를 조각하고 회화로 재구성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시각적 변화를 포착한다. 나뭇 조각이라는 소재의 한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형태 왜곡을 찾고, 이를 채색으로 보완하며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물어낸다. 

이지연은 회화를 그리는 ‘퍼포먼스’의 순간성을 물감으로 재현한다. 대상-아티스트의 행위-관람자가 갖는 시간적 간극은 그가 포착하는 작업 대상이다. 작가의 작품은 ‘회화의 시간성’ ‘작가의 퍼포먼스’ ‘보임과 관객’으로 순환되는 여러 장면들을 포괄한다. 

최하늘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환경과 이슈로부터 조각의 가능성과 의의를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특히 사회를 보는 작가의 관점을 가변적ㆍ일회적 대상인 조각에 내포시키고 서사를 대입해 새로운 시간들을 표현한다. 2월 25일까지 개최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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