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소비 기준 어떻게 달라졌나

‘맛’ 트렌드를 좇던 소비자들이 지갑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맛’ 트렌드를 좇던 소비자들이 지갑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당신이 식품을 구입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맛, 가격, 아니면 안전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은 식품을 소비할 때 전년 대비 ‘가격’에 유독 민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농촌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337가구), 성인(6176명), 청소년(610명) 가구원을 대상으로 식품소비행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1회 평균 식품 구입액은 2018년 5만6001원에서 2019년 5만9792원으로 약 3800원 증가했다. 식품 소비량이 늘고(36.3%), 식생활이 달라진 것(24.6%)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식품 물가가 올라서다(59.9%). 특히 쌀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2016년 100.97포인트에서 2019년 104.85포인트로 3.8% 상승하는 동안, 쌀 물가지수는 89.68포인트에서 116.83포인트로 무려 30.2% 올랐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도 흔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는 맛을 고려하고, 육류·유제품·수산물 등은 편리성을 고려한다”고 응답한 것과 달리 쌀과 과일은 “가격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수입쌀을 구입한다는 응답 역시 2018년 16.0%에서 2019년 21.9%로 5.9%포인트 치솟았다.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다소비 가공식품 구입액이 증가한 것도 물가의 영향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이 정한 자주 소비하는 30개 품목(간장·라면·소주 등)을 구입하는 데 2018년 11월엔 12만3163원이 필요했지만 2019년 11월엔 12만4388원을 지불해야 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대형할인마트를 이용한다’‘대형할인마트에서 장을 본다’는 응답률이 각각 2.0%포인트(2018년 35.6%→2019년 37.6%), 2.2%포인트(2018년 16.0%→2019년 18.2%) 높아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맛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2017년에는 식품을 소비할 때 ‘맛’과 ‘소포장’을 중시했다”면서 “하지만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벼워진 지갑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식품 하나를 구입할 때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이 잦아졌다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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