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45일, 메르스 60일 … 신종 코로나 어디까지 갈까
사스 45일, 메르스 60일 … 신종 코로나 어디까지 갈까
  • 강서구 기자
  • 호수 374
  • 승인 2020.02.0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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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리스크의 나쁜 파급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에 전세계가 떨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더 악화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더스쿠프(The SCOOP)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사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스의 영향으로 곤두박질쳤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덴 한달 반이 걸렸다. 2015년 메르스 탓에 얼어붙은 내수시장이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두달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의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월 27일 확진환자 2744명, 사망자 80명을 기록했던 신종 코로나는 31일 0시 기준 확진환자 9692명, 사망자 213명으로 증가했다. 나흘 만에 확진환자는 3.5배, 사망자는 2.7배나 증가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11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감염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월 30일(현지시간)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신종 코로나의 창궐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지수는 설 연휴 직후인 28일 2176.72포인트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1월 23일 2246.13포인트) 대비 3.1%(69.41포인트) 하락했다. 이후에도 하락폭을 키워 30일 2148.0포인트(23일 대비 –4.4%)까지 내려앉았다.

해외 증시도 마찬가지다.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1월 23일 9402.48포인트에서 27일 9139.31포인트로 2.8% 하락했고, 같은 기간 S&P500지수도 –2.5%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춘절 연휴(1월 24~2월 2일)로 장을 닫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문제는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시적으로 출렁이는 증시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하락폭이 얼마나 깊고 길게 가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더스쿠프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 국내외 증시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분석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참고: 물론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먼저 사스 때와 지금의 중국경제 규모 자체가 다르다. 2003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6711억 달러(약 1985조996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중국의 GDP는 13조2681억 달러(약 1경5879조9660억원)에 이른다. 2003년에 비해 경제 규모가 8배나 커진 셈이다. 더구나 사스는 참여정부의 선제적인 대응 덕분에 국내에서 확진환자가 많지 않았다. 2015년 확진환자 186명, 사망자 38명이 발생하면서 사회·경제적 혼란을 초래한 메르스 사태를 함께 살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003년 사스의 기록 = 우선 2003년 사스 사태를 살펴보자. 2002년 11월 발생한 사스가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친 건 2003년 3월이다. 그해 3월 16일 WHO는 사스가 아시아를 포함해 유럽과 북미 등 3개 대륙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증시가 출렁였다. 3월 3일 590.04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WHO 발표 다음날인 17일 515.24포인트로 12.6%나 하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했고, 4월 29일 597.36포인트로 상승하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주가 회복에 두달 정도 걸린 셈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2003년 3월 3일 1525.48포인트에서 18일 1459.89포인트로 하락한 지 2달 뒤인 5월 15일(1555.29포인트)이 돼서야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에서 전체 감염자의 65% (5327명)가 발생하는 등 영향이 길게 이어진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증시는 3월 중순 하락세를 기록한 이후 곧장 회복세로 돌아섰다.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커

사스의 영향이 발원지인 중국과 한국 등 인근 국가에만 크게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003년 1분기 60.6%에서 2분기 25.3%로 둔화했다. 사스의 영향으로 한국과 중국의 GDP 성장률이 2003년 1분기 4.2% (한국), 11.1%(중국)에서 2분기 각각 2.3%, 9.1%로 꺾였을 때도 미국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였다.

■ 2015년 메르스의 기록 = 2015년 전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메르스는 사스와는 달랐다. 5월 20일 첫번째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사망자가 나온 6월 1일까지 10여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가 하락도 지루하게 이어졌다. 2015년 5월 4일 2132.23포인트였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고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7월말 2030.1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메르스가 내수시장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그해 4월 1.6%를 기록했던 소매판매는 5월 –0.3%로 악화했다. 164명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2015년 6월 숙박·음식점 생산은 전월 대비 9.9%(통계청 산업활동동향)나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12% 이상 감소하면서 소매판매도 3.4%나 줄어들었다.


종합하면, 사스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한달 반에서 두달, 메르스가 내수경제에 미친 영향은 두달간 지속됐다. 얼마나 확산되고, 언제 진정국면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신종 코로나의 영향 역시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의 확산 여부에 따라 한국의 GDP 성장률이 0.1~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가 한국으로 확산하면 관광수입(명목 기준)이 2조9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확산 여부와 상관없이 수출은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4~5월 내 진정되면 한국의 성장률이 0.15%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객 감소에 따른 내수위축 현상에 수출부진 등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국면에 들어가 3분기 이후에야 진정될 때”라면서 “이 경우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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