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본색

홍콩 누아르 영화가 풍미한 1980년대 후반, 단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주윤발·장국영 주연의 ‘영웅본색’이다. 비극적인 영웅들의 이야기를 현란한 총격전, 슬로모션, 분위기 있는 음악 등으로 그려내 국내에 홍콩 누아르 열풍을 일으켰다. 
 

홍콩 누아르 영화의 시초인 ‘영웅본색’이 뮤지컬로 관객을 찾는다.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홍콩 누아르 영화의 시초인 ‘영웅본색’이 뮤지컬로 관객을 찾는다.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영웅본색’은 역동적인 구성과 강렬한 선율, 환상적 캐스팅으로 원작 영화의 가치를 이어간다. 배신과 증오, 의리가 뒤섞인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자호·자걸·마크 세사람의 서사를 통해 우정과 가족애를 다룬다.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면서 영화 1·2편의 내용을 적절히 압축했다. 

한국 뮤지컬계 최고 조합으로 인정받는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참여했다. 매 작품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여온 왕용범 연출이 원작 영화의 화려함과 홍콩 누아르 감수성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이성준 작곡가는 록·팝 등 대중적 선율과 클래식을 조화롭게 구성해 다양한 인물의 감정선을 표현한다. 

혁신적인 무대 디자인과 감각적인 안무도 볼거리다. 1000여장의 LED 패널을 무대 3면에 설치해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입체감을 선사한다. 현대무용, 발레, 댄스스포츠,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와 화려한 액션신도 일품이다. 

명작에 걸맞게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조직에 배신당한 후 복역을 마치고 새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송자호 역에는 유준상·임태경·민우혁이 캐스팅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약하며 특유의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이는 유준상, 기품 있는 보이스와 연기력으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임태경, 작품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주목받는 민우혁이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낸다.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대를 졸업해 형사가 됐지만 조직에 몸담은 형을 경멸하는 송자걸 역은 한지상·이장우·박영수가 맡아 3인3색의 개성을 선보인다. 조직에 배신당한 자호의 복수를 하다 다리를 다치고 퇴물 취급을 받는 마크 역에는 최대철과 박민성이 캐스팅됐다. 마약상 고회장의 딸로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한 자걸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페기 역에는 제이민·송주희·정유지가 캐스팅됐다. 3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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