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Lab] 일단은 동거부터… 돈 모을 수 있을까
[실전재테크 Lab] 일단은 동거부터… 돈 모을 수 있을까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 호수 375
  • 승인 2020.02.10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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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예비부부의 재무설계 上

2억3186만원. 지난해 한 결혼정보업체가 조사한 결혼 비용이다. 결혼을 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현민(가명·38세), 김지연(가명·34세) 커플도 결혼비용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결국 두사람은 결혼을 미루고, 동거를 하면서 전세자금을 모으기로 했다. 합리적인 결정일까.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 두사람의 가계부를 들여다봤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지난해 기준 2억318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은 인륜지대사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또 있다. 돈이다. 혼수·신혼집·신혼여행·예식장 등 돈이 들어가야 할 곳이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포기하는 N가지에 결혼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돈에 있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비용은 2억3186만원에 달했다(2019년 기준). 그중 신혼집 마련에 쓰이는 1억7053만원을 제외하고라도 결혼을 하려면 족히 6000만원이 필요하다.

품목별 지출비용을 살펴보면, 예단(1465만원), 예식장(1345만원), 예물(1290만원), 혼수품(1139만원) 등이다. 결혼 4년 이하 신혼부부의 85.1%가 1억원가량의 빚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통계청 2018년 기준).

예비부부 강현민(가명·38세)씨와 김지연(가명·34세)씨의 고민도 비슷하다. 두사람은 2년째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결혼 얘기가 오갔고, 양가 부모님의 허락까지 받았다. 하지만 두사람에겐 한가지 걸림돌이 있다. 결혼비용이다. 예식장 비용·신혼여행비·혼수 등은 각자 모아둔 돈과 축의금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신혼집을 마련하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양가 부모님의 ‘통큰’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두사람이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사람의 재무목표는 1~2년 동거를 하면서 3000만~4000만원의 전세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돈을 합치고 모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우선 두사람의 지출구조를 살펴보자. 현재 각자 생활하고 있는 두사람의 월소득은 강씨 285만원(상여금 연 1100만원), 김씨 229만원(상여금 연 400만원)이다. 두사람은 3월부터 살림을 합칠 예정이다. 먼저 강씨의 지출구조다. 혼자 자취를 하는 강씨는 월세와 각종 세금으로 월 60만원을 지출한다. 강씨의 용돈은 월 30만원, 식비는 월 20만원이다. 여기에 통신비와 유류비로 각각 10만원, 2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용돈과 별개로 쓰는 데이트 비용은 80만원에 이른다. 자기계발을 위한 영어학원비 15만원 등을 쓰고 있다.

비정기 지출로는 부모님 용돈(연 200만원)과 명절비(연 100만원), 자동차 세금·보험료(연 120만원) 등 1년 평균 420만원(월 35만원)을 지출한다. 아울러 가족모임비로 월 10만원을 쓰고 있다. 월 평균 45만원의 비정기 지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적금(30만원)과 보험료(11만원)가 전부다. 강씨는 매월 36만원(월급 285만원–지출 321만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 강씨의 자산은 월세 보증금 3000만원을 합해 5500만원 정도다.

이번엔 김씨의 사례를 보자. 김씨는 매월 통신비 8만원, 교통비 9만원, 용돈 35만원, 데이트비용 40만원, 식비 20만원 등을 쓴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주거비가 들지 않지만 부모님 용돈으로 월 20만원을 드리고 있다. 금융성 상품으로는 적금(30만원), 연금저축펀드(20만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30만원), 보험(20만원) 등이 있다. 이렇게 김씨는 월 229만원을 벌어 232원을 지출해 월 3만원의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모아둔 돈은 2100만원이다.

지금 두사람이 당장 살림을 합치면 월 39만원(강씨 –36만원·김씨 –3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전세자금은커녕 모아둔 자산도 까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두사람이 준비해야 할 재무적 이벤트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재무목표 1순위인 전세자금은 물론 결혼자금과 출산자금도 준비해야 한다. 길게 보면 노후대비도 필요하다. 1차 상담(지난해 11월 17일)에서는 두사람의 현금흐름을 살피면서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강씨는 부모님 용돈·명절비(연 300만원·월 25만원)로 사용하는 비정기 지출이 컸다. 두사람이 소득의 상당 부분(강씨 80만원·김씨 40만원)을 데이트 비용으로 쓰고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김씨는 용돈 중 대부분을 미용에 사용한다는 점을 개선해야 했다.

다시 강씨부터 재무설계를 해보자. 가장 먼저 월 80만원에 이르던 강씨의 데이트 비용을 40만원으로 줄였다. 월 25만원에 이르던 부모님 용돈과 명절비는 20만원으로 줄이고, 용돈만 드리기로 했다. 그 결과, 월 45만원의 지출이 줄어 36만원 적자에서 9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엔 김씨다. 김씨도 월 40만원의 데이트 비용을 20만원으로 줄였다. 대신 데이트 비용에서 줄인 20만원 중 10만원은 두사람의 식비로 돌리기로 했다. 동거 생활로 식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렇게 월 10만원의 지출을 줄인 김씨의 가계부 역시 3만원 적자에서 7만원 흑자로 탈바꿈했다.

간단한 지출구조 개선으로 두사람의 가계부는 월 39만원 적자에서 16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 세상에 줄이지 못할 지출은 없다는 걸 잘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동거를 시작하면 식비부터 생활비까지 알게 모르게 늘어나는 지출이 많아질 게 뻔하다. 예비부부의 자세한 지출다이어트 내용은 다음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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