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OP? STORY!] 스토브리그, 광고로 뒤범벅된 이유
[SCOOP? STORY!] 스토브리그, 광고로 뒤범벅된 이유
  • 이혁기 기자
  • 호수 375
  • 승인 2020.02.1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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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실적과 PCM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없음에도 편성단계에서 방송을 쪼개 광고를 삽입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률 홈런을 때린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광고로 도배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광고 좀 줄이라”는 날 선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지상파가 쪼개기 광고를 줄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 속 광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SBS 제공]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 속 광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SBS 제공]

최근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스토브리그’입니다. 흔치 않은 소재인 ‘야구’를 다룬 드라마인데, 흥미로우면서도 치밀한 반전 스토리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1회(2019년 12월 13일) 5%를 살짝 넘었던 스토브리그의 시청률은 한달 만에 17.0%(10화 기준)까지 치솟았습니다(닐슨코리아). 16부작인 이 드라마는 곧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는데, 벌써부터 시즌2를 제작해 달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 스토브리그와 관련해 불만 섞인 의견을 내놓는 시청자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드라마 내용 때문이 아닙니다. “광고가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요한 장면에서 뜬금없이 제품을 홍보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너무 자주 노출하는 등 간접 광고(PPL)가 많아 몰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드라마 중간중간 송출되는 광고를 꼬집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지상파 3사는 1시간 이상의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방송하고 그 사이에 1분간 광고를 내보내는 식으로 드라마 등을 편성하는데, 이런 형식의 광고를 프리미엄 광고(PCM)라고 합니다. 처음엔 스토브리그도 2부로 편성돼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월 17일 10화부터 돌연 3부로 편성 수가 늘었습니다. 숱한 시청자가 불만을 터뜨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0분짜리 드라마에서 20분마다 긴 광고를 봐야 하니 시청자들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기도 할 겁니다.

문제는 PCM의 법적 성격입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는 방송 중 광고를 내보내는 ‘중간광고’를 할 수 없습니다. 광고가 남용되는 걸 막겠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지상파 3사는 편성 단계에서부터 프로그램을 둘로 쪼개 방송하고, 그사이에 광고를 내보내는 식으로 방송법을 피해왔습니다. 이게 바로 PCM인데, 회차를 나누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는 게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입니다.

그게 불법이든 그렇지 않든 지상파 방송사는 프로그램에 광고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스토브리그를 방영하고 있는 SBS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SBS는 드라마 ‘배가본드’를 3부로 편성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미우새)’도 지난해 4월부터 3부로 편성하면서 광고 수를 늘렸습니다.

지상파 방송사가 최근 광고를 늘리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선 지상파 3사가 갈수록 줄어드는 실적을 메우기 위해 PCM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지상파 방송사의 매출은 3조7965억원을 기록해 전년(3조6837억원) 대비 3.1% 증가했습니다.


20분마다 봐야 하는 광고

하지만 영업손실이 같은 기간 507.8%(2017년 368억원→2018년 2237억원)나 늘었습니다. 이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콘텐트 제작비용을 광고매출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의 제작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018년 최고 흥행작이었던 tvN의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제작비는 4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부 편성으로 논란이 됐던 배가본드의 제작비도 250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경쟁업체의 기세가 워낙 뜨겁기 때문입니다. 애초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던 종합편성채널의 시청률은 2013년 4.7%에서 2018년 6월 9.1%로 4.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지상파 채널의 시청률이 같은 기간 45.5%에서 33.4%로 12.1%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닐슨코리아).

방송사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한 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수는 어느덧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와이즈앱·2019년 10월 기준). 지상파 방송사가 PCM에 집착하는 건 이런 위기를 직감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선택은 해답이 되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PCM 광고에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습니다. 취지가 어쨌든 PCM은 방송 중간에 광고를 내보낸다는 점에서 중간광고와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쟁력 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답”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광고에 인색하면서도 방송 내용이 재미있으면 기꺼이 이를 감수하는 게 한국 시청자들의 특징이다. 종편이 중간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프로그램 시청률이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스토브리그가 일찍이 광고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아직까지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2월 1일 기준 16.0%)도 같은 맥락입니다.

경쟁력 있는 콘텐트가 답

지상파 방송사를 둘러싼 광고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할 계획인 듯합니다. 1월 1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하반기에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규제 해소로 침체된 공중파 생태계를 다시 살리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간광고를 허용한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제 시청자들은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좇아 언제든지 채널을 돌릴 준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IT전문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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