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많은 만큼 변수도 수두룩

2019년 주춤했던 LG전자가 올해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기대치를 밑돌았던 TV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호재가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OLED 패널 공급 문제 해소, 도쿄올림픽 등이 대표적 호재다. 그렇다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호재를 막을 만한 리스크도 적지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LG전자의 2020년을 전망해 봤다.  

LG전자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TV사업부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 탓이 크다.[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TV사업부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 탓이 크다.[사진=연합뉴스]

“TV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아쉽다.” 지난해 LG전자의 실적을 둘러싼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1월 30일 LG전자는 2019년도 실적을 발표했다. 그중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 3년 연속 2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9.9% 줄었다. 엉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무엇일까.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자.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H&A사업부’는 1조99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통의 효자사업답게 지난해에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모바일 산업에서 스마트 기기를 파는 ‘MC사업부’는 1조99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 몇년간 만성적자에 시달려왔다는 걸 감안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는 아니다.

결국 TVㆍ노트북 판매를 담당하는 ‘HE사업부’의 영업이익(9801억원)이 같은 기간 35%나 줄어든 게 LG전자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쉽게 말해, TV사업의 성적표에 따라 LG전자의 실적이 좌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관건은 올해다. HE사업부, 특히 TV 실적의 기대치를 높여줄 만한 호재가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OLED 패널의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TV용 OLED 패널을 만드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반면 OLED TV를 만드는 제조사는 15곳(2019년 LG디스플레이 거래처 기준)에 달한다. OLED 패널 공급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준공한 중국 광저우廣州 공장의 양산 준비를 올 1분기 내에 마치겠다고 밝혔다.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OLED 패널은 월 6만장이다. 파주 공장의 월 생산량 7만장을 합치면, OLED 패널 공급량이 두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OLED 패널의 공급 문제가 해소되면 OLED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을 내건 LG전자에도 활로가 열릴 수 있다. 

올여름 도쿄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점도 LG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TV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지난 1월 30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을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OLED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OLED 패널 공급량이 늘어난다는 건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OLED TV 진영에 합류하는 TV제조사들 역시 증가세를 띠고 있는 건 부담 요인이다. OLED TV를 만드는 곳이 늘면서 OLED TV시장 내 LG전자의 판매량 비중과 실적 성장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OLED TV시장은 각각 116.0%, 120.0%, 57.9% 성장했지만 LG전자의 판매량 증가율은 112.3%, 76.8%, 32.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OLED TV판매량에서 LG전자 제품의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92.1%, 74.0%, 62.2%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엔 49.8%까지 떨어졌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소니와 유럽 TV제조사들의 OLED TV 판매실적이 괜찮다”면서 “OLED 패널의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도 LG전자가 마케팅 역량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올해 OLED 진영에 합류하는 제조사들 중엔 일본시장 1위 업체 샤프와 북미시장 강자 비지오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LG전자에 활로가 열릴 가능성이 높은 건 맞지만 실질적인 수혜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우려 요인은 또 있다. 올림픽으로 인한 TV판매량 증가효과도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올림픽을 앞둔 1~2분기 실적은 개선될지 모르나 연간 판매실적으로 따지면 영향력이 미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땐 주로 여름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대신 겨울엔 그만큼 실적이 떨어진다”면서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에 그칠 뿐 연간 판매실적을 끌어올리진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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