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들어오니 어린이집 생겼네
임대주택 들어오니 어린이집 생겼네
  • 최아름 기자
  • 호수 375
  • 승인 2020.02.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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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믹스 활성화하려면…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소셜 믹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사진=뉴시스]<br>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소셜 믹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사진=뉴시스]

임대주택은 이미지가 좋지 않다. 취약계층이 거주하고 관리를 하지 않아 낡았다는 오해도 받는다. 하지만 임대주택은 소셜 믹스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빈貧하고 낡았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해법도 임대주택 안에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세가지 방법을 찾아봤다. 

소셜 믹스는 ‘풀어야 할’ 숙제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섞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소셜 믹스를 포기해도 문제는 생긴다. 부동산 시장에 주택 배분을 맡기면 주택 가격에 따라 특정 지역이 슬럼화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 이때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또다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거주민의 재정착의 문제도 있다. 노후주택 밀집지역을 정비하기 위해 재개발을 시도할 경우 기존에 살던 거주민은 신규 주택가격을 감당할 수가 없다. 재개발을 마치고 신규 주택에 다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공존하는 소셜 믹스가 필연적이다. 

소셜 믹스의 한 유형인 도심 속 공공임대주택은 고가 주택을 감당할 수 없는 사회 초년생,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주택을 사거나 전세주택을 얻을 수 없다면 그다음으로 꼽히는 선택지는 ‘공공임대주택’이다(국토교통부ㆍ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청년층의 일자리가 도심에 몰려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입지가 좋은 고가 주택 단지 인근에 임대주택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소셜 믹스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소셜 믹스는 ‘풀 만한’ 숙제다.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만 제도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문제는 어떻게 숙제를 푸느냐다. 

■적정한 비중 찾는다면… = 먼저 LH토지주택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LH 공공임대주택 이미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펼쳐보자. 이 보고서에 담긴 인터뷰를 분석해보면, 임대주택 비중에 따라 인근 분양주택 거주자의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0% 비율의 영구임대주택 단지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보다 서초3단지(영구임대주택 비중 20%ㆍ국민임대주택 80%)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영구임대주택 임차인 일부의 행동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주택 단지만 공급하는 경우에도 적정 비중으로 소셜 믹스를 적용해야 한다는 거다. 공공임대주택 인근 거주 주민들은 “취약계층 비율이 너무 높지만 않다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피해를 보지 않는다면 꺼려질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행복주택 벤치마킹한다면… = 공공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임대주택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소셜 믹스는 정부가 민간주택을 구입하고 다시 임대 거주자들에게 임대하는 방식을 취한다. 법으로 임대주택 비중을 정해뒀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센터나 공공서비스센터 등은 의무설치 기준이 없다. 단지로 만들어질 경우 법정 커뮤니티 시설면적만 충족하면 된다. 그래서 분양주택 거주자와 임대주택 거주자가 나눠질 공산이 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건 행복주택이다. 행복주택의 경우, 정부가 만드는 임대주택이지만 국공립어린이집, 고용센터, 작은 도서관 등 공공서비스 시설이 함께 만들어진다. 공공임대 거주자뿐만 아니라 분양주택 거주자와 지역주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피해’만 준다고 여겨졌던 임대주택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다양한 계층이 거주한다면… = 임대아파트에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공공임대는 60㎡(약 18평) 이하 주택으로 거주할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한정적이다. 

‘LH 공공임대주택 이미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시민은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만든다면 임대주택의 이미지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중산층이 공공임대에 거주하는 경우 소득에 비례해 임대료를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주거복지 방안으로서 공공임대를 볼 것이 아니라 주거의 한 형태로 공공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려운 과제 같지만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정부가 아닌 주택조합이 나서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유럽의 경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사회 초년생은 대부분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한다. 

네덜란드는 정부의 지원을 받은 주택협회가 공공임대주택을 만든다(해외 공공임대 주택의 사회통합 계획방향 사례 연구ㆍ2017). 노숙인 주택부터 일반 임대아파트, 노인용 주택, 고가 단독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다.

 

2020년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은 100만호를 넘어섰다. 여전히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질적 성장도 간과할 수 없다. ‘소셜 믹스’가 피해로 느껴지지 않도록 공공임대주택 자체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거다. 

“일반 분양아파트도 전부 부자만 사는 건 아니다.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텐데, 민간주택에 사는 사람들이나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나 그렇다면 무엇이 다른가.” 공공임대 단지 인근에 사는 주민의 말이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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