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한 장면.[사진=더스쿠프 포토]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정우성 분), 술집 지배인으로 일하지만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연희(전도연 분), 가업이던 횟집이 망한 후 사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중만(배성우 분), 사채업자 두만(정만식 분),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분),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 분), 치매에 걸린 중만의 어머니 순자(윤여정 분),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분)까지. 각자의 사연으로 벼랑 끝에 몰린 8명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그들은,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한탕을 시작하는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영화다. 공무원·가장·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저지르는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리고 있다. 일본의 소설가 소네 게이스케의 동명소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원작으로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다름 아닌 출연진이다. 칸의 여왕 전도연부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진경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독한 캐릭터인 연희 역을 맡은 전도연은 순수한 모습부터 카리스마가 넘치는 얼굴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펼쳤다. 정우성도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현실적인 캐릭터로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영화를 만든 제작진도 화려하다. 촬영은 제51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끝까지 간다·2014년), 2018년 제38회 황금촬영상 금상 등을 수상하며 탁월한 능력을 증명한 김태영 촬영 감독이 맡았다. 의상은 영화 ‘검사외전’ ‘남과 여’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에서 디테일한 감성을 잘 살려내 캐릭터를 돋보이게 했던 조희란 의상 실장이 맡아 의상 안에 캐릭터의 사연과 심리를 담아냈다.

배우와 제작진만 화려한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서서히 짐승으로 변해가는 모습과 인간의 양면적인 본능이 만들어내는 아이러니를 위트 있게 표현했다. 8인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극장에서 확인해보자.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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