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부진과 반사효과

H&B스토어 올리브영(씨제이올리브영)은 눈 속에 홀로 핀 꽃이다. 경쟁사들이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업을 축소하는 가운데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경쟁사가 백기를 들면, 올리브영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까. 효과는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올리브영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1999년 1호점을 연 올리브영은 H&B스토어 업계의 절대강자다.[사진=뉴시스]
1999년 1호점을 연 올리브영은 H&B스토어 업계의 절대강자다.[사진=뉴시스]

H&B(Health&Beauty) 스토어 시장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1위인 올리브영(CJ올리브영)을 제외한 2~4위 브랜드들이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줄줄이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H&B스토어 롭스(LOB’s) 매장 131개를 포함한 롯데쇼핑 계열사 매장 718개 중 200여개를 철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부츠(Boots)도 지난해 상반기 18개 매장을 폐점한 데 이어 올해에도 코엑스점ㆍ신촌점 등의 운영을 중단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 역시 201 8년 190개에 달했던 매장 수가 현재 140여개로 크게 줄었다. 찬바람 부는 시장에서 건재한 건 올리브영뿐인 셈이다. 

주목할 점은 경쟁사의 폐점이 올리브영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체 간 경쟁이 약화하는 건 올리브영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H&B스토어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반사이익까지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B스토어 업계의 상황은 예년 같지 않다. ‘화장품을 발라보고 산다’는 H&B스토어의 강점이 부쩍 약해졌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이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선 12조2986억원을 기록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그럼에도 올리브영은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옴니채널을 강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올리브영의 실적은 여전히 성장세다. 2016년 1조1270억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1조6594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이 줄고 있는 건 긍정적인 시그널이 아니다. 점포 확대 효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내실이 약해졌다는 방증일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리브영의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016년 15억8931만원에서 2018년 13억8830만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지난해 올리브영 매각설이 잇따라 불거졌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공시한 바와 같이 올리브영 매각은 사실무근이다”면서 “상권별로 차별화한 점포를 선보이고, 노후 점포를 리뉴얼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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