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 장기화

▲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 저성장의 주원인으로 유로존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지출 축소, 유가상승 가능성을 꼽았다. 사진은 스페인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
세계경제가 경제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의 기로에 서있다. 세계경제를 이끌던 중국의 성장률도 예년만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에 대해 강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IMF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8일(현지시간)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3%, 내년 전망치는 3.6%로 제시했다. IMF의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는 매년 네 번 발표된다.

이번 전망치는 올해 7월 발표한 수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올 1분기 세계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2분기 들어 또다시 둔화 조짐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저성장의 주원인으로 유로존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지출 축소, 유가상승 가능성을 꼽았다.

IMF는 또 세계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질 ‘꼬리위험’의 가능성이 17%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직전 발표에선 꼬리위험 가능성이 4%에 불과했다. 꼬리위험이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국가별로도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을 제외하면 세계 경제 주요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 재정위기의 중심에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올해 각각 -2.3%, -1.5%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2.4%에서 0.2%포인트 낮아진 2.2% 성장에 그치고 중국 역시 9월 연례협의 때보다 0.2%포인트 낮아진 7.8%를 예상했다.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던 신흥국도 마찬가지였다.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1%에서 4.9%로 1.3%포인트나 내렸고,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1.5%로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신흥국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IMF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7%, 내년 3.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수치 모두 이전 전망치에서 각각 0.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2%와 2.7%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3%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주요인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주요국의 경기둔화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글로벌 경기의 영향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IMF가 전망한 내년 전망치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IMF의 이 번 전망치는 유럽 당국이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하고 미국이 ‘재정절벽’ 문제에 부딪히지 않는 것을 가정해 산정한 것이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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