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 장기화
IMF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8일(현지시간)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3%, 내년 전망치는 3.6%로 제시했다. IMF의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는 매년 네 번 발표된다.
이번 전망치는 올해 7월 발표한 수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올 1분기 세계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2분기 들어 또다시 둔화 조짐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 저성장의 주원인으로 유로존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지출 축소, 유가상승 가능성을 꼽았다.
IMF는 또 세계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질 ‘꼬리위험’의 가능성이 17%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직전 발표에선 꼬리위험 가능성이 4%에 불과했다. 꼬리위험이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국가별로도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을 제외하면 세계 경제 주요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 재정위기의 중심에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올해 각각 -2.3%, -1.5%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2.4%에서 0.2%포인트 낮아진 2.2% 성장에 그치고 중국 역시 9월 연례협의 때보다 0.2%포인트 낮아진 7.8%를 예상했다.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던 신흥국도 마찬가지였다.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1%에서 4.9%로 1.3%포인트나 내렸고,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1.5%로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신흥국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MF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IMF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7%, 내년 3.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수치 모두 이전 전망치에서 각각 0.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2%와 2.7%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3%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주요인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주요국의 경기둔화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글로벌 경기의 영향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IMF가 전망한 내년 전망치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IMF의 이 번 전망치는 유럽 당국이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하고 미국이 ‘재정절벽’ 문제에 부딪히지 않는 것을 가정해 산정한 것이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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