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코인’ 로커스체인은 왜 송사에 휘말렸나
‘석유 코인’ 로커스체인은 왜 송사에 휘말렸나
  • 강서구 기자
  • 호수 377
  • 승인 2020.03.04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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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스캠 vs 억측
누가 진실 깨무나

암호화폐 로커스체인을 개발 중인 블룸테크놀로지가 송사에 휘말렸다. 블룸테크놀로지가 퍼뜨린 허위사실에 속아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사기죄로 회사를 고발했다. 피해금액은 300억~800억원 수준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블룸테크놀로지도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투자자가 제기한 의혹은 억측이라면서 명예훼손으로 맞섰다. 누가 진실의 혀를 깨물고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로커스체인이 송사에 휘말린 이유를 취재했다. 

로커스체인 투자자들은 “블룸테크놀로지의 사기로 피해를 본 이들이 1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사진=약탈경제반대행동 제공]

가상화폐의 인기에 편승한 코인 스캠(신용사기·SCAM)이다.” “해결된 문제를 악의적 의도를 갖고 이슈화하려 한다.” 가상화폐 로커스체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커스체인 피해자 45명은 서울중앙지검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 블룸테크놀로지와 경영진을 사기와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블룸테크놀로지는 문제를 제기한 투자자 중 일부를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로 맞고소했다.

투자자와 회사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피해자들은 로커스체인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손해를 입히는 전형적인 코인 스캠이라고 주장한다. 투자피해자들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금액은 300억~800억원 선이다. [※ 참고: 블룸테크놀로지 측은 투자금을 모두 모아도 15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된 일일까.

■ 의문1 석유 코인 = 블룸테크놀로지가 로커스체인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2월이다. 로커스체인의 판매는 시그널에셋이라는 회사가 맡았다. 시그널에셋은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해 로커스체인을 ‘석유 코인’으로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로커스체인을 원유 거래에 사용하는 기축통화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로 투자자를 유혹했다. 투자 안전성도 내세웠다. 미국의 사모펀드기업 아메리카2030, 영국 로이드, 인도 카나라뱅크 등에서 자금지원 보증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로커스체인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투자자가 몰렸다. 한 투자자는 석유 코인이라는 말을 믿고 로커스체인에 2억5000만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관련 소송이 잇따르자 블룸테크놀로지는 “모르는 사실”이라며 항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도 사기를 당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한 사업은 투자자로부터 소개를 받은 AHGK라는 회사가 도맡아서 했다는 것이다. 코인을 판매한 시그널에셋에도 ‘석유 코인’을 활용한 영업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걸까.

피해자들의 소송을 변호하고 있는 이만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변호사)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해 고의적으로 투자자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 로커스체인을 판매한 대표가 블룸테크놀로지의 임원이었다는 것도 이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피해자들도 로커스체인을 개발한 블룸테크놀로지와 이를 판매한 시그널에셋이 한몸처럼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블룸테크놀로지의 사내이사 중 한명이 시그널에셋의 대표 A씨(2018년 2월~2019년 2월)였기 때문이다.

■ 의문2 지켜지지 않은 상장 계획 =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상장 계획’도 줄줄이 물거품이 됐다. 시그널에셋이 로커스체인을 판매할 때 “중국의 가상화폐거래소 후비오 등 전 세계 3대 거래소에 상장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블룸테크놀로지 역시 기술 문제를 언급하며 상장을 미루다 2018년 9월 싱가포르 가상화폐거래소인 비박스에 상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시 발생했다. 블룸테크놀로지는 로커스체인이 개당 1.64달러에 상장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상장 가격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0.67달러에 불과했다. 블룸테크놀로지는 “거래소 측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상장 가격을 맞히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로커스체인 피해자 단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블룸테크놀로지가 주장하는 가격은 상장 가격이 아닌 블룸테크놀로지의 상장 희망가격이었다. 1.64달러가 상장 가격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를 속였다.” 로커스체인의 가격은 2월 28일(오전 8시 기준) 0.001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로 계산하면 1.34원에 불과하다. 한 투자자는 “2018년 로커스체인을 개당 500원에 50만개(2억5000만원)를 구입했다”며 “블룸테크놀로지에 속아 투자한 돈 2억5000만원이 2년 만에 67만원이 됐다”고 토로했다.


■ 의문3 의구심 드는 사업 = 이런 논란에도 블룸테크놀로지는 계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두바이의 글로벌 부동산 회사 암즈앤맥그리거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아랍에미리트에서 중개하는 부동산 거래 수단으로 로커스체인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언급했듯이 로커스체인의 가격은 개당 1.34원(2월 28일 오전 8시 기준)이다.

로커스체인의 발행한도인 70억개를 모두 모아도 93억8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거래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참고: 더스쿠프는 블룸테크놀로지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회사 측과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회사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표 B씨는 취재팀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는 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가상화폐의 가격과 발행한도 등을 생각하면 시장의 관심을 끌려는 이슈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인 스캠이 이뤄지는 많은 가상화폐가 유명인과 중동·아프리카 등 제3국가와의 전략제휴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슈만 보고 투자에 나서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이뤄진 고소·고발 건과 관련한 고소인 경찰조사가 최근 진행됐다”며 “이번에는 로커스체인을 개발한 블룸테크놀로지 대표 경영진과 영업을 맡은 시그널에셋 관계자를 모두 고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로 끝난 지난 재판과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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