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코리아의 성공과 과제

크록스는 의사들이 즐겨 신는 신발로 입소문을 탔다.[사진=뉴시스]
크록스는 의사들이 즐겨 신는 신발로 입소문을 탔다.[사진=뉴시스]

미국에서 건너온 신발 브랜드 크록스(Crocs)가 한국 진출 13년 만에 매출액 900억원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전문직이 즐겨 신는 튼튼한 실내화로 입소문이 난 데다, ‘지비츠’라는 신발용 액세서리로 젊은층 소비자까지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크록스가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록스의 현주소와 미래를 분석해 봤다. 

‘어글리 슈즈’의 원조격인 ‘크록스(Crocs)’가 국내 신발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신발 브랜드인 크록스는 2007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효과는 기대치를 웃돌았다. 크록스의 대표 제품인 투박한 고무샌들은 국내 소비자를 단숨에 사로잡았고,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2010년 275억원이던 크록스코리아의 매출액은 2018년 913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규모만 따지면 국내 제화업계 1위인 금강(1976억원)에 이은 2위다.

크록스가 한국 소비자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 첫째 이유는 ‘세컨드 슈즈’에 있다. 패션 전문가 이현학 FS이노베이션 CMO는 “크록스는 기존 운동화나 슬리퍼가 대체하지 못했던 ‘세컨드 슈즈’ 시장을 열었다”면서 “특히 내구성이 좋은 실내화가 필요했던 전문직 종사자들이 즐겨 신으면서 소비자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록스는 PD나 의사가 즐겨 신는 신발, 어린아이와 젊은층이 두루 신는 레저신발로 자리매김했다. ‘악어’에서 따온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수륙양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투박한 디자인을 상쇄하기 위해 내놓은 신발용 액세서리 ‘지비츠’도 크록스의 인기요인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자신만의 신발’을 만들어 신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거다. 지비츠는 크록스 샌들에 나 있는 동그란 구멍에 끼울 수 있는 ‘참’ 형태의 액세서리다. 한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한글 지비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출시됐다.

하지만 크록스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소비층이 일부에 국한돼 있다는 점은 문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부 전문직 종사자나 유아동 등 고정수요가 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소비층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신발시장이 정체기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국내 신발시장 규모는 6조3475억원(산업통상자원부)으로, 전년(6조4076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샌들(스포츠화ㆍ슬리퍼) 구입량은 연간 1켤레도 채 되지 않는다. 쪼그라드는 국내 신발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크록스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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